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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틀리게 쓰면 무식하다고요? - 영어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
#영어 , #영어회화 , #외국어 ,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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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틀리게 쓰면 무식하다고요? - 영어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다. 하고는 싶은데, 그것도 잘 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부끄러워하고 자조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만은 아니다. 물론 노력을 안 해서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학교에서 처음 배울 때부터 말이라는 언어의 원리보다는 시험을 위한 영어가 주를 이루었고 말로 하는 의사소통보다는 영어 원문을 해독하는 것이 우선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림 1. 자유롭게 영어로 대화하는 국제 학생들

 

 

대한민국은 세계역사상 주도적인 위치나 큰 비중을 차지한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행세하려면 옛날에는 한문을 잘해야 했고 일제시대엔 일본어를, 625전쟁 이후로는 영어를 잘해야 했다. 한국어가 세계공용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을 만나서 한국어로 대화하다 보면 정말 세계에서 통하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영어는 이미 대세로 고착되었다. 한국어가 세계공용어였으면 하는 꿈에서 깨어나 영어에 대한 편견을 벗겨보자.

 

 

영어는 어려운 언어인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어려운 한국어를 아주 편하게 구사하는 당신의 머리라면 영어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란한 어미 변화는 어떻고 문법은 또 얼마나 까다로운지, 존대어에 낮춤말에 끊지도 않고 판소리 같이 문장이 계속되는데 이렇게 어려운 한국어를 잘하는 당신의 지적 능력이라면 영어 습득은 아무 것도 아니다. 다만 영어의 소리에 익숙지 않고, 들어서 이해하는 식으로 배우지 않은 탓이다. , 모든 언어 습득이 마찬가지인데, 영어도 말과 소리로 배워야 한다. 이 주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자.

 

한국어가 얼마나 어려운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한 엄마가 자기 아이와 통화를 한다.

 

밥 먹었어? 었느냐고? 었으면었다고 해야지 먹고도 얘길 안 하면 네가 밥을 먹었는지 집에 와서 먹 건지 어떻게 알아? 자꾸 밥 먹 거 가지고 애 먹일래?

 

위의 문장에서 밑줄 친 부분이 한국어 특징의 하나인 어미변화이다. 한국어는 동사와 형용사가 어미변화를 하고 문장의 서술어가 될 수 있다. 과거형 어미, 연결 어미, 종결 어미, 의문형 어미, 조건이나 가정의 어미 등등 엄청나게 활용을 한다. ‘먹다와는 달리 불규칙 변화하는 동사와 형용사도 많다. (물을) ‘붇다부어서’, ‘부으면이렇게 ㄷ이 탈락되고 (물이, 체중이) ‘붇다불어서’, ‘불으면이렇게 ㄷ이 ㄹ로 변하고 ‘(몸이, 발이) 붓다는 부어서, 부으니 이렇게 ㅅ이 탈락한다. ‘곱다고와서이런 식으로 ㅂ이 원순모음인 로 바뀌고 심지어는 불구 동사라는 것도 있어서 달다’, ‘데리다와 같은 말은 원형 그대로는 쓰이지 않고 몇 가지 제한된 형태인 다오’, ‘달라니까’, ‘데리고’, ‘데려 오다처럼 쓰이기만 한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려면 이런 변화를 다 외워야 하고 혹시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려면 어간을 유추해서 ‘-의 기본 형태로 찾아야 한다. ‘데리고데리다로 유추하지만 다오를 보고 달다는 유추하기 힘들 것이다.

 

한류에 관심 있는 외국인에게 여러분이 한국어를 가르친다고 생각해 보자.

 

“’I love you’는 한국말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해요.”

 

상대를 당신이라고 하면 되나요?”

 

그게 보통은 그렇게 부르면 무례하고요, 때에 따라 호칭은 사장님, 부장님, 아버님, 어머님 등으로 관계에 해당하는 호칭으로 불러야 하고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는 이모나 이모님으로 불려야 해요. 상대방이 나이 많으신 어른이면 주어도 저라고 해야 되죠. 그래도 아마 당신은 외국인이니까 웬만큼 틀려도 이해해 줄 거예요. 상대가 같은 나이거나 어리면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해요.”

 

한국어 존댓말, 사람 호칭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당신이 너로 왜 달라지죠? ‘이 여기서는 왜이 돼요? ‘내가 너를 사랑해라는 말도 들었는데 둘 다 주어인데 나는은 뭐고 내가는 뭐예요?”

 

이와 같은 경우를 당해보면 아마 충분히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이건 여러분이 쉽다고 생각하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한국어가 실제로 얼마나 배우기 어려운지 예를 든 것이다.

 

 

영어를 틀리게 읽거나 쓰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

 

 

절대 아니다. 물론 상당수의 어휘가 일정한 패턴을 따르지만 영어는 스펠링 따로 발음 따로다. 실제로 영어 사용자들도 처음 보는 단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난감해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철자를 하나만 써야 하는지 두 개가 겹치는지, 오죽하면 미국에서는 단어의 철자를 맞추는 스펠링 맞추기 대회가 있겠는가? 한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대회다. 미국 대학 수업 중에 있었던 일인데 교수가 칠판에 단어를 쓰다가 잠시 머뭇거린다. R을 두 개 썼다가 본인이 보기에 약간 이상해 보였던지 R이 하나인가 둘인가 망설이는데 한 학생이 교수님, 그 단어는 R이 하나예요라고 하자 교수가 멋쩍게 웃으며 네 말이 맞는지 나중에 확인해 볼 거야하며 한 글자를 지운다. 어느 영국인 교수는 수생식물, 물풀의 뜻을 가진 algae알가에라고 발음했다. 사전에는 앨지로 발음이 나와 있는데 교수도 낯 설은 단어라 글자 생긴 대로 발음한 것이다. 아마 라틴어에서 온 말일 거다. 이게 영어의 어려운 점이다. 많이 배운 사람이 이 정도니 일반인은 더 할 수 밖에 없다.

 

 

그림 2. 영어 철자 맞추기 대회 참가자

 

 

로이드란 성은 Lloyd 이렇게 L을 앞머리에 두 번 쓰고(원래 영어 성이 아닌 잉글랜드 서부 웨일즈 쪽 성이지만), 예전 배우 비비안 리(Vivian Leigh)의 성은 Leigh라고 쓰는데 뒤에 gh는 왜 붙는지. 어떤 미국 교포 학생이 말하는 중에 더프라고 하길래 혹시 dough 말이니?” 했더니 그렇단다. 이 발음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피자 반죽 등을 일컬을 때 쓰는 도우인데 그 학생은 rough(러프), tough(터프) 등을 보고 dough더프라고 생각한 것이다. 틀리기는 했지만 논리적인 유추이고 언어는 이렇게 실수하면서 배워가는 것이다.

 

 

그림 3. 인도-유럽 & 우랄 언어의 계통도

 

 

영단어의 표기와 발음이 이렇게 제각각인 이유는 영어가 원래 뒤섞인 언어이기 때문이다. 위 그림 언어 계통도를 보면 오른쪽에 영어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기원적으로는 독일어와 같은 게르만어이지만 노르만 정복 이후 이탈리아 로망스어 계통인 프랑스어 어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중세에는 로마 가톨릭의 전파로 라틴어의 영향을, 근대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그리스와 라틴 어원의 차용 등으로 이렇게 복잡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독일어는 g i가 만나면 발음이 나지만 프랑스어는 g i가 만나면 발음이 난다. 따라서 독일어 영향을 받은 give gift기브”, “기프트이렇게 발음 나고 프랑스어 영향을 받은 giant발음인데 i로도 아이로도 발음되고 여기서는 아이로 발음되어 자이언트가 되는 것이다. , 때에 따라 두 가지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거기에 영어식 발음도 적용되니 헷갈리는 건 당연하다. 다른 예로 ear이어발음인데 dear, gear, rear에서는 이어로 발음되지만 bear, pear, wear에서는에어로 발음되고 hear히어인데 과거형 heard허드 tear티어로도 테어로도 발음 난다. 이쯤 되면 영어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것이 영어 자체의 문제이지 배우는 사람의 머리 탓이 아닌 게 명백해진다. 게다가 영어는 로마자로 적는데 로마자가 표음문자이기는 하지만 사용하는 나라마다 자기 언어에 맞게 제각각으로 쓰고 발음이 다소간 차이가 난다. 특히 모음은 A, E, I, O, U 다섯 글자뿐이라 영어에서는 하나의 모음도 여러 가지로 발음되고 다양한 복모음이 쓰인다.

 

한편으로는 과거 영국의 방대한 해외 식민지와 현재의 영연방에 영어를 전파하기도 하고 역으로 현지어의 영향을 받거나 어휘를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어휘는 차츰 늘어나고 표기와 발음은 복잡해졌으며,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외국어 어휘를 받아들이는 개방성 등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영어를 못한다고 주눅들지 말자. 잘한다고 별로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에 저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영어를 틀리게 쓰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오히려 부끄럽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영어로 말을 걸면 피하기도 한다. 여기가 누구의 땅인데, 주객전도 아닌가? 당신의 언어는 한국어다. 한때 시장에서 같이 일하던 직원이 물건 박스에 쓰여진 영어 단어를 보고 이거 잘못 읽으면 무식하단 소리 듣겠죠?”라는 소릴 하는데 좀 서글퍼졌다. 그게 왜? 일반인이 왜 모두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미국 대학 어학과정에서 있었던 일화가 생각난다. 어떤 남미 여학생이 could, should쿨드”, “슐드라고 계속 읽자 선생님이 그건 쿠드”, “슈드라고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영어는 왜 이렇게 읽기가 어려우냐, 발음도 안 되는 글자가 왜 들어가 있느냐고 불평하던 남미 학생의 태도가 부럽다. 그 남미 학생이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린 것이기도 하지만 만약 한국 학생이었으면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랐을 것이다. 결국은 영어선생님이미안해, 영어가 원래 난잡한(lousy) 언어라서 그래라며 웃고서 넘어갔다.

 

영어는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능력 중 하나일 뿐이다.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영어 한 가지를 잘 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걸 하면 다른 걸 그만큼 잘 할 수 있다. 결국 선호와 선택의 문제이지 머리나 교양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에 가서 영어로 말을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 듣더라. 일본사람들 정말 영어 못하더라라는 말을 하는데 이건 우리나라도 거의 마찬가지다. 객관적으로 일본의 영어 점수가 한국보다 낮지만 외국사람이 한국에 와서 길거리 아무에게나 영어로 말을 걸었을 때 제대로 영어로 응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런 태도는 자만일 뿐이다.

 

 

아이들을 영어학원에 보내면 영어 실력이 다 상승할까?

 

 

내 경험으로는, 대다수 아이들 영어학원이 오히려 아이들이 영어를 싫어하게 만든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당연히영어학원에 보낸다. 나도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쳐 봤다. 학원은 아이를 보낸 부모에게 다른 학원 보낼 때 보다 영어 실력이 더 신장된다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므로 부담스런 숙제를 내주고 외우게 하고 시험을 본다. 이해도 되는 것이 부모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학원은 경쟁에서 밀려나 문을 닫아야 하니 그들에겐 진정한 영어 교육 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다. 내가 학생들과 대화해 보니 그들은 영어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수학, 미술, 음악, 체육 등을 가르치는 다른 학원도 동시에 다니고 있었고 일부는 영어나 수학 학원을 두 곳씩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만도 이미 부담스러운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어 숙제까지 내주란 말인가? 어떤 아이들은 지쳐서 틈만 나면 책상에 머리를 기댔다. 그래서 부모와 학원이 애들을 달달 볶은 결과는 뭔가?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또는 다른 과목들)라면 지겹다고 싫어하게 만든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두 번 하는 영어수업으로 영어가 얼마나 늘까? 아이들은 학원 가기 전날이나 갈 시간이 다가오면 숙제 걱정을 하고 숙제 다 했느냐고 매번 묻고 야단치는 엄마들도 스트레스다. 모든 걸 다 잘하는 천재는 없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천재도 아니다. 부모들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게 쉬우냐고 반문하겠지만 과욕은 원치 않는 결과를 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제일의 국제 공용어로서 변함없는 영어

 

 

어쨌거나 영어가 국제 무대에서 제일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너무 공고히 다져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부상하더라도 수십 년 내에 중국어가 영어를 대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어려운 한자를 불평하면서도 중국어를 좀 더 배우기는 하겠지만.

 

 

그림 4. 복잡한 알파벳의 예(프랑스어).

머리 위에, 꼬리에 뭐가 붙은 이런 글자들 보면 좀 심난하지 않은가?

 

 

영어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서구 언어의 특징인 남성, 여성, 중성이 없고, 수에 영향을 받아 명사, 형용사, 부사가 변화하는 것도 없고, 복잡하고 다양한 정관사, 부정관사, 그리고 인칭에 따라 일일이 외워야 하는 동사변화가 없고 비교적 간단하다. 알파벳도 26자로 다 된다. 유럽어에 쓰이는 글자들은 머리에 뭘 이거나 꼬리가 달라붙거나 한다. 이런 것들에서 자유롭다. 이런 면들을 볼 때 국제 공용어가 영어라는 사실은 그리 나쁘지 않다. 혹시 수많은 한자를 외워야 하고 각 글자마다 성조를 가진 중국어, 발음이 긴 러시아어가 국제 공용어라면 아찔하다. 아마 여러분은 올해 월드컵이 열린 러시아 도시의 길고 낯선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어는 문자도 낯선 키릴 문자다. 알파벳을 쓰고 우리에게 익숙하고 외워야 할 문법 규칙도 적은 영어가 그나마 낫지 않은가?

 

이 다음 글에선 영어를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 자료 출처 -

 

*사이트
로망스어 (Romance Language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95463&cid=41708&categoryId=41711

 

 

 

- 이미지 출처 -

그림 1 자유롭게 대화하는 국제 학생들
https://www.flickr.com/photos/unephotos/7002026361
그림 2. 영어 단어 철자 맞추기 대회 참가자
https://www.voakorea.com/a/3355769.html
그림 3. 인도-유럽 & 우랄 언어의 계통도
https://www.theguardian.com/education/gallery/2015/jan/23/a-language-family-tree-in-pictures
그림 4. 복잡한 알파벳의 예(프랑스어). 머리 위에 꼬리에 뭐가 붙은 이런 글자들 보면 좀 심난하지 않은가?
http://www.omniglot.com/images/writing/french.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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