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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와 그림동화
#그림 , #동화 , #그림형제 , #드라마

그림형제와 그림동화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덕분에 세계 곳곳의 다양한 소식이 국경을 넘어 전해지고, 각종 유선 채널 서비스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 가능한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인 미드, 영국 드라마의 줄임말인 영드, 일본 드라마의 줄임말인 일드, 중국 드라마의 줄임말인 중드가 유행할 정도로 해외 드라마 팬 층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구성되어 있는데, 몇 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중에는 “그림(Grimm)”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그림 1. 미국 드라마 그림 


 미국의 NBC 방송국에서 2011년 시즌1을 시작으로 올해 봄까지 총 시즌6이 방영된 드라마 “그림(Grimm)”은, 그림의 마지막 후손 닉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동화 속 인물들로부터 현실 세계를 지키기 위해 특별한 수사를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 드라마 “그림(Grimm)”이 사랑을 받기 한참 전인 2005년에는, 할리우드에서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제작되어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맷 데이먼과 히스 레저가 열연을 했고 겨울여왕, 늑대인간, 라푼젤 같은 동화 속 이야기들이 곳곳에 버무려져 있어서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의 받을 매력이 충분한 영화였다.

 

 

그림 2. 영화 그림형제

 

 

 드라마와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인 “그림”은, 선이나 색을 사용해서 사물의 형상이나 이미지를 평면 위에 나타내는 그림이 아니라 독일의 실존 인물인 동화 작가 “그림”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림은 작가이자 언어학자인 그림형제의 성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림형제가 도대체 어떠한 업적을 남겼기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의 캐릭터로 재탄생되며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것일까. 그림형제의 삶에 대해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형제 중 형의 이름은 야코프 그림, 동생은 빌헬름 그림이다. 독일의 하나우에서 태어난 두 사람은 대학에서는 법률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궁중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며 다양한 책과 함께 했다. 당시에 읽었던 책들이 훗날 그들의 업적에서 큰 자양분이 되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사서로 일하던 중 두 사람은, 형제의 능력을 높이 산 괴팅겐 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1830년부터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두 사람은 학생들을 가르침과 동시에 당시 현존하던 법률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이에 하노버왕의 헌법 위반을 규탄하기에 이른다.

그림 3. 그림형제

 


 상당한 권력을 잡고 있던 하노버왕은 왕위에서 내려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그림형제를 공국 밖으로 추방당시켜 버리는데, 이는 훗날 괴팅겐 교수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 되었다. 두 사람은 이후 민화를 모아 편집한 책을 시작으로 동화 집필에 남은 인생 모두를 집중하게 되는데, 1841년에는 베를린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형제는 각자의 이름보다 주로 그림형제로 불릴 정도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활동했다. 그들의 전문분야인 언어와 법률 영역에서는 형 야코프가 보다 큰 업적을 남겼으나, 형제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높인 그림동화를 만드는 데는 동생 빌헬름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수집한 이야기들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다듬은 데에 동생 빌헬름의 재능이 빛을 발한 것이었다. 두 사람의 최고의 작품이자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책은 “아동과 가정의 동화집”이다. 1812년부터 1815년에 걸쳐서 형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 힘을 합하여 작업을 했고, 서로를 생산적으로 보완하여 만든 이 책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씌어져 있다.

 

"이 작품의 내부에는
어린이들이 보여 주고 있는 순수성이 나타나 있다.
말하자면
이제는 더 이상 성장의 여지가 없는,
반짝반짝 빛나는 맑은 눈을 가지고 있다.
한편, 장면은 매우 단순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실제의 장면이 모두 그러한 것처럼,

언제나 새롭고 감동적이다."

 서문을 통해 그들이 밝힌 것처럼, 그림형제의 동화는 100퍼센트 그들의 창작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서민들의 입을 통하여 전해진 이야기였다. 형제는 그 이야기들을 형제만의 간결한 문체 기법을 써서 훌륭한 독일의 민담 형식으로 만들어 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백설공주,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거위 엄마의 이야기, 장화를 신은 고양이, 빨간 모자 등 200여 개의 민담을 모은 책인 “그림동화”는 출판 이후 오늘날까지 1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악명 높은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나치 정권 당시, 민족의 정기를 드높인다는 명분으로 모든 가정에 그림동화 비치를 의무화했을 만큼 그림형제를 사랑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그림형제가 처음 출판했던 그 이야기들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와 같지 않음을, 그리고 “주인공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었음을. 그림형제가 발표한 동화들의 특징은 잔인함과 현실성이다. 하나의 예로 신데렐라를 떠올려 보자. 계모와 언니들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던 신데델라는 왕자가 주최한 파티에 갔다가 유리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게 된다. 훗날 왕자는 그 유리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게 되고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내용이다. 그림형제가 쓴 동화는 여기에 잔인함이 추가된다. 왕자가 유리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계모와 언니들은 유리 구두를 신기 위해 갖은 애를 쓰다 못해 발가락을 잘라내는 선택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잔인함 때문에 형제는 문학계의 비난을 받게 되는데, 두 사람은 나름의 이유로 항변을 했다고 전해진다. 늘 착하고 예쁘고 바른 이야기만 들려줄 것이 아니라 세상과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동화책의 역할이라는 게 그림형제의 주장이었던 것이다.

그림 4. 그림형제

"우리들은 그것이 비록 부정한 것일지라도
무엇 하나 숨기지 않는 것이
솔직한 이야기의 진실성과 순수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림형제의 철학은 다른 동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마녀의 상추를 몰래 따먹다가 딸을 빼앗긴 라푼젤 이야기와, 심부름 도중 한 눈을 팔다가 늑대에게 잡아먹힌 빨간 모자 이야기가 바로 그 예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다시 만회하면 된다는 단순한 교훈 장치가 아닌, 작은 실수에도 큰 형벌을 받을 수 있다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형제에 대해 두 눈으로 직접 체험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독일을 찾아야 하고, 독일 중에서도 헤센주 카셀에 있는 그림형제 박물관에 들러야 한다. 카셀은 그림형제가 독일의 구전 동화들을 모아 책으로 집필하던, 그림동화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림형제 박물관은 1959년에 카셀 시청과 그림형제 협회의 협력으로 설립되었다. 박물관은 물론이고 관련 도서들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과 연구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첫 번째 전시관은 형 야코프 그림의 175번째 생일이었던 지난 1960년 1월 4일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당시에는 오늘날의 카셀 대학 도서관 자리에 위치했었는데, 이후 1972년 10월 21일에 벨뷔성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당시에는 성의 1층에 그림형제 박물관의 전시관이 있었고, 이후에 성의 전체를 박물관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 5. 그림형제 박물관

 

 

 박물관에는 그림형제의 일생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소장품은, 1812년에서 1815년까지 두 사람이 손 글씨로 직접 쓴 그림동화의 원본이다. 이 문서가 바로 앞서 말한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된 그림동화이다. 이 문서는 원래 카셀 대학의 도서관에서 보관 중이었는데 박물관에서 임대해 전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림동화의 원본처럼 그림형제와 관련된 수많은 자료들이 카셀 대학 도서관에 속해 있는데 그 이유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곳곳에 흩어져 있던 그림형제의 자료들이 세계 대전 당시 피해가 가장 적었던 무르하르트 도서관으로 옮겨져 보관되었는데, 이 도서관이 전쟁 후에 카셀 대학 도서관이 되면서 그림형제의 자료들도 카셀 대학 도서관의 소유가 된 것이다. 이러한 자료 외에도 그림동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특별 전시회들이 1년 내내 열린다고 하니, 독일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독일을 찾아 몸소 느끼는 것이지만, 사실 비행기를 타고 바다 건너 그곳까지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우리에게 주어진 두 번째 방법은 한글로 번역되어 출판된 그림형제의 책을 읽는 것이다. 그림동화의 번역본만 해도 “그림형제 동화전집“, ”그림형제 동화집“, ”그림형제 환상동화“ 등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그림형제의 책을 이미 섭렵한 당신이라면 이번엔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를 추천하고 싶다.

 

 

그림 6.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총 세 권으로 출판된 이 책은 일본의 작가 팀 키류 미사오가 공동으로 만든 책이다. 그림형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어린이 가정의 동화집”을 근간으로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인데, 백설공주를 괴롭힌 마녀가 알고 보니 친어머니였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책을 만든 두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여성 작가로 구성된 작가 팀 키류 미사오는 유럽의 역사와 문학을 대상으로 공동 집필을 주로 하는데 역사의 베일에 감추어져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책을 쓴다는 점과 두 명이 함께 활동한다는 점이 그림형제와 아주 유사하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작가들이 활동했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1년 중 도서 판매량이 가장 낮은 달은 10월과 11월로 실질적으로 가을에 사람들은 책을 많이 사지 않는다. 그래서 출판업계에게 책 판매량을 높이고자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가을은 너무나 짧다. 하지만 적당한 기온과 습도 덕분에 뭘 해도 행복한 계절이다. 이 계절을 조금은 특별한 시간으로 보내고 싶은 당신이라면 오늘 만났던 그림형제를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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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서적
도서 그림 형제 (독일문학사, 1989. 4. 1., 을유문화사)


*사이트
네이버 지식백과 그림형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92977&cid=41773&categoryId=41781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69304&cid=40942&categoryId=34425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27745&cid=40942&categoryId=34684

 

 

 

- 이미지 출처 -

그림 1 미드 그림
https://www.nbc.com/grimm
그림 2 영화 그림형제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9906
그림 3 그림형제
http://www.sammlungen.hu-berlin.de/dokumente/11782/
그림 4 그림형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69304&cid=40942&categoryId=34425
그림 5 그림형제 박물관
http://www.doopedia.co.kr/mo/doopedia/master/master.do?_method=view2&MAS_IDX=101013000975968
그림 6 국립 중앙 도서관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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