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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도 사람이 있었다-② -책에서 살펴본 광기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안네프랑크 , #전쟁 , #포로수용소 , #르네타르디 , #세계대전

전쟁 속에도 사람이 있었다- 

-책에서 살펴본 광기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 포스트에 이어 세계대전을 버텨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오자낭과 나지가 그래픽 노블로 펴낸 <안네 프랑크의 일기-1942 612일부터 1944 8 1일까지의 기록> '그래픽 노블의 거장' 프랑스 자크 타르디의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입니다 

 

 

 

그림 1. 그래픽 노블 <안네 프랑크의 일기>

 

 

광기 어린 거리를 마주한 사춘기 소녀의 일기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러 버전으로도 출간된 이 책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참혹함과 비극을 알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 출간되어 안네의 이야기가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국내에 소개된 <안네 프랑크의 일기>(스콜라) <은신처: 1942 6 12일부터 1944 8 1일까지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1947년 콘탁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초판본을 각색했습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전쟁의 참혹함을 한 개인의 일상, 그것도 10대 소녀의 눈을 통해 보여주기에 역사적 비극이 더 우리 뇌리 속에 깊숙이 자리합니다. 특히 간결하고 우울한 그림체는 전쟁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처절하게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주기에 당시 역사 속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림 2. 그래픽 노블 버전 <안네 프랑크의 일기> 본문 중에서

 

 

가스실도 시체도 없지만 쓸쓸함과 섬뜩함이 책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일기장에는 사생활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사춘기 소녀가 예기치 못한 공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괴로움, 나치의 수색망이 조금씩 좁혀오는 것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습니다.

 

잔혹한 역사 앞에서도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한 소녀의 일상이 책 속에서 펼쳐지며 자유와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무리 현실은 지옥 같아도 희망은 있다 

 

안네 프랑크는 열세 번째 생일에 한 권의 일기장을 선물 받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게 된 안네는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나치를 피해 숨어살다 발각돼 강제수용소에서 살해당한 유대인이지만, 부모, 동성친구, 이성친구와의 관계에 고민하는 사춘기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안네는 전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숨어 지내는 것으로 인한 답답함, 은신처에 함께 숨어 사는 일행과의 갈등, 외로움, 팽팽한 긴장 속에서 순간순간 느끼게 되는 기쁨, 소소한 일상, 사춘기 소녀다운 풋풋한 사랑 같은 것들을 일기장에 빠짐없이 기록했습니다.

 

    

그림 3. <안네 프랑크의 일기> 본문 중에서.

참혹한 속에서도 여유를 즐기려 노력하는 안네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 일기장에는 은신처에 숨어 살던 안네 일행이 나치의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체포되기 전까지 은신처에서의 2년 여 동안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안네가 오랫동안 은신처에서 생활하면서도 언젠가는 그 모든 악몽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강제 수용소에 수용된 안네 일행 중 유일한 생존자인 그녀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는 훗날 딸의 글을 읽게 되고, 안네가 전쟁이 끝난 뒤 은신의 증거로 일기 출간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딸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이 원고를 출간해 줄 출판사를 찾기 시작했고, 1947 6 25일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지나치게 사적인 내용들은 삭제된 채 콘탁트 출판사에서 <은신처: 1942 6 12일부터 1944 8 1일까지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초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림 4. 예기치 않게 단체생활을 하게 된 안네의 일상을 담았다.

 

 

평범했던 프랑스 전차병의 잃어버린 시간

 

"젊은 인생이 도약을 멈췄고, 미래의 계획은 무너졌으며, 몇 년간 수감생활로 허비된 삶, 외로움, 육체적 고통, 가혹 행위에 치욕까지 포로들은 이 모든 것을 수용소에서 겪어야 했다. 조국은 그분들을 존경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 본문 중에서-

 

 

 

그림 5. 그래픽 노블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

 

 

책 속에 등장하는 25살 전차병 르네 타르디는 작가의 아버지입니다. 그는 개전 초기 엉겁결에 독일군 포로가 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로 끌려가 종전 때까지 수용소 생활을 합니다. 무엇보다 젊은 날의 치욕을 깊은 상처로 간직한 패잔병은 고향으로 돌아와 신경질적이고 울화로 가득 찬 사람이 돼 버렸습니다.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는 아버지 르네와 아들 자크가 대화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합니다. 어떨 때는 농담으로 어떨 때는 고집스런 어투로 역사적 진실과 개인적 고난의 실상을 밝혀가는 부자의 모습은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그림 6.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버지는 각각의 사건마다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그림 7. 부자의 대화는 유머스럽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 속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역사는 포로를 기억하지 않는다  

 

1940 6, 프랑스는 독일의 침공으로 약 한 달 만에 파리까지 함락되었고 몇 년 동안 나치 독일의 통치 아래 치욕스러운 시대를 맞았습니다.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는 전장 한가운데에서 악전고투했으나 끝내 사로잡히고, 패배한 조국에서조차 잊히면서 가장 깊게 상처 입은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전쟁 포로들을 다룬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을 목전에 둔 1945년까지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한 타르디와 포로들. 목숨을 건 탈주 계획도 허무하게 무너지고, 독일인의 모욕도 견디며, 폭력과 전염병으로 죽어간 각국의 포로들을 보면서 감내한 5년여의 시간. 끝내 수용소에서 맞이한 자유와 함께 돌아온 조국에 그들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떤 영광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와 아들이 세대를 이어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다

 

1945 1 29, 수용소를 떠나라는 명령과 함께 갑작스런 자유를 맞은 타르디. 그동안 겪었던 절망적인 삶을, 굴욕과 수난을 또렷하게 기록한 그의 기억을 마침내 그의 아들이 만화로 되살렸습니다.

 

<포로수용소>는 무수하게 치러진 전쟁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면서 죽어가고, 또 살아온 이들을 대변하는 전후 문학과 비슷한 특징을 지니면서도 시대에 등 떠밀리고 휩쓸려 패배감만 안은 채 돌아온 가련한 포로 한 사람의 일대기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충실하고 정직한 기록, 아버지의 인생을 되짚어 역사와 인간을 연구한 타르디의 고민이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그림 8. 자크 타르디가 묘사한 슈탈라크ⅡB 수용소 전경.

포로 한 명에게 할당된 공간은 너비 1m, 길이 2m 정도였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전쟁에 이겨서 얻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할 것입니다. 죽을 고비를 숱하게 피하고, 갖은 모욕과 아픔을 견디며 겨우 해방된전쟁 포로들은 오히려 승리한 나라에서 마음껏 기쁨을 누릴 수도, 패배한 나라에서 함께 슬퍼할 수도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최전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전쟁의 반인륜적인 면모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아델 블랑 섹의 놀라운 모험> 시리즈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타르디는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작품을 잇달아 발표하며 프랑스국민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또한 그는 "사상의 자유, 창작의 자유를 지키고자 한다"는 신념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도뇌르 수상을 거부해 자신의 확고한 작가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철저히 역사를 고증하고, 알리려 했던 타르디의 노력으로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포로수용소>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각인되지 못했던포로를 소재로 전쟁의 상흔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습니다. 역사를 알아야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미래에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발 밑에는 과거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겨 있습니다. 우리는 그 발자취를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 자료 출처 -

*서적
스콜라 <안네 프랑크의 일기> 소개자료
길찾기 <포로수용소> 소개자료

*기사
동아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2665418
한겨레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8&aid=0002249244

 

 

 

- 이미지 출처 -

그림 1, 2, 3, 4. 스콜라 출판사
그림 5, 6, 7, 8. 도서출판 길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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