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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等朝鮮語作文
朝漢文敎員會 編 | 彰文社:,
『중등조선어작문』은 문장의 기초 학습에서 시조와 한시를 거쳐 옛 문헌 평론에 이르기까지 정도를 높여 가면서 고루 다룬 중등학교용 작문 교과서이다. ‘조선어’와 ‘한문’을 가르치는 교원들의 모임인 조한문교원회(朝漢文敎員會)에서 편찬했다. 1928년 4월 5일 창문사(彰文社)에서 검정 교과서로 발행되었다. 이 책이 출판된 1928년 무렵은 제2차 조선교육령 시행기(1922.2.4.~1938.3.2.)였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img_중등조선어작문 표지

문장의 기초에서 시조와 한시, 옛 문헌 평론에 이르기까지

 

『중등조선어작문』은 문장의 기초 학습에서 시조와 한시를 거쳐 옛 문헌 평론에 이르기까지 정도를 높여 가면서 고루 다룬 중등학교용 작문 교과서이다. ‘조선어’와 ‘한문’을 가르치는 교원들의 모임인 조한문교원회(朝漢文敎員會)에서 편찬했다. 1928년 4월 5일 창문사(彰文社)에서 검정 교과서로 발행되었다. 
이 책이 출판된 1928년 무렵은 제2차 조선교육령 시행기(1922.2.4.~1938.3.2.)였다. 이 교육령 기간에 적용된 학제는 이른바 ‘문화 정치’의 일환으로 일본의 학제에 따라 보통학교 수업 연한을 종래 4년이던 것을 6년으로 연장했다. 또 고등보통학교는 4년이던 것을 5년으로, 여자고등보통학교는 3년이던 것을 4년으로 연장한 체제였다. 실업학교의 경우는 6년제의 보통학교에서 접속하여 3년 내지 5년 동안의 수업이 가능한 중학교 학제로 전환을 보았다. 다만, 실업보습학교는 보통학교 4년 수료자가 입학할 수 있도록 변경시켰다. 그러므로 이 책『중등조선어작문』은 보통학교 이상의 고등보통학교와 여자고등보통학교 또는 이와 동등한 학교급에서 채택하여 사용한 교과서임을 알 수 있다. 
일본강점기에서의 중등학교 작문 교육은 ‘고등보통학교규정’(1922년 2월 20일 제정 공포) 및 ‘여자고등보통학교규정’(1922년 2월 17일 제정 공포)에서 그 방향을 알 수 있다. 이 규정들은 ‘조선어 및 한문독본’(고등보통학교규정)과 ‘조선어’ 교과와 관련하여 작문 부문을 말한 것으로, 앞의 규정에 나타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보통의 언어와 문장을 요해(깨달아 알아냄.)하여……문학상의 취미를 양성하고, 겸해서 지덕(智德)의 계발에 자(資, 바탕을 삼음.)함을 요지로 한다.……실용 간이(간단하고 쉬움.)한 조선문을 작문시키고 또한 조선어 문법의 대요를 교수한다. 
〈‘고등보통학교규정’ 제11조, 1922.2.20., 현대어 표기 및 괄호 내: 필자〉

 

이와 같이, 작문 과목은 ‘실용 간이’한 짓기 훈련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런데 ‘실용 간이’의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빈틈없이 채워 나간 본문의 전개와 실제 학습 대상과 그 사례들의 정도 차가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문장의 기초적인 지식 사항에서부터 매우 고급스러운 내용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상승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한 모습에서, 새삼스럽게도 작문 교육이 "문자 활동을 통하여 학생의 표현 능력을 기르고 인간 형성을 도모하는 국어 교육의 일환이다."라고 풀이하는 현대적 의의를 떠올리게 된다. 또 작문 교육의 목표도 “국어에 의한 문자 표현을 숙달시키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며 창조하는 능력을 육성하는 것”에 두고 있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1920년대 초에 이룩된『중등조선어작문』은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고 싶은 교과서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어떻게든 한국인 학생들의 지적 수준을 가능한 한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그렇게 나타난 것이다.

 

『중등조선어작문』의 꾸밈

 

『중등조선어작문』은 국판 규격에 갱지를 사용했고 호부장(풀매기)*1)이며, 책등〔背面〕을 별도의 종이클로스를 붙이는 클로스 붙임2)을 하여 제본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1) 제책 방법의 하나. 책의 속장을 철사 옆매기로 고정시키고 풀을 발라 표지를 씌우고 표지째 마무리 재단을 하는 제책 방법. 2) 책의 옆매기 부분에 천 클로스나 종이 클로스를 붙여 제책을 튼튼히 하고 철침 등이 보이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 것〕. 
본문은 306쪽이며, 표제지 2쪽, 예언(例言) 2쪽, 목차 6쪽을 합하여 총 316쪽으로 되어 있다. 이만한 분량은 당시의 문법 교과서 중에서 가장 방대한 것으로 꼽힌다. 국.한문 혼용 체제이고 세로짜기이다. 본문은 4호(14포인트) 활자로 조판되어 있다. 
『중등조선어작문』은 전체를 5권으로 나누었으나 별개의 책으로 가르지는 않았다. 즉, 권 1에서 권 5까지를 한 권으로 합쳐 묶어 낸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권’은 ‘편’과 같은 형식이라 하겠다. 각 권별 면수 및 단원(과)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제1권: 52면 30과 
제2권: 58면 30과
제3권: 57면 30과
제4권: 71면 30과
제5권: 68면 30과

 

이와 같이, 전체를 5권으로 나눈 이 책은 각 권당 30과씩 일정하게 조직되어 있다. 대체로 각 권마다 작문의 대상과 작문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 이를 제1권과 제5권의 사례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중등조선어작문』 제1권, 제5권의 차례 배열 보기

제 1권 제 5권
제1과「노래」
제2과~제5과「글 쓰는 법」
제6과「문 예(文例)」
제7과~제8과「글 쓰는 법」 
제9과「문 예」
제10과「글 쓰는 법」 
제11과「문 예」
제12과「글 쓰는 법」 
제13과「노래」 
제14과, 제15과「글 쓰는 법」
제16과「문 예」 
제17과「글 쓰는 법」
제18과~제22과 편지 예 
제23과~제26과「서정 평론문」
제27과「시조」 
제28과「노래」 
제29과~제30과「편지 예」
제1과~제6과「수사 총설」
제7과「시조와 한시」
제8과「시조」
제9과~제12과「서간문」
제13과「서정문」
제14과「서경문(敍景文)」
제15과「서간문」 
제16과~제9과「기행문」 
제20과~제21과「서간문」
제22과~제23「변론문에 대하야」
제24과~제26과「변론문」
제27과~제28과「서간문」
제29과~제30과「고거적(考據的) 평론문」

 

『중등조선어작문』의 차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권과 제5권의 차이는 매우 현격하다. 이를테면, 제1권 제1과에는 ‘노래’*라 하여 보통의 시를 예시하고 먼저 감상하는 태도를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노래’란 가사 또는 시를 말함. 필자 주). 그런데 제5권 머리에서는 무려 6개 단원에 걸쳐 수사(修辭) 총설을 다루는 등 학습 정도가 수직적으로 상향되어 있다. 
‘수사(rhetoric)’란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영향을 끼치기 위한 언어 기법을 말한다. 나아가 그러한 기법을 과제로 삼아 분석적으로, 또 철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수사학이라 한다.『중등조선어작문』에서는 이미 그와 같은 원론을 제시하면서 작문 기능을 우월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애썼다. 
이 책에는 또한 많은 예문이 제시되어 있다. 이 중에서 당시의 지식인들이 기고한 여러 작품을 볼 수 있어 주의를 끈다. 예를 들면, 최남선(崔南善), 이병기(李秉岐) 등이 그들이다. 이 중에서 최남선이 지은「공부의 바다」라는 시는 이 책 제1권 제1과「노래」편 중 맨 첫 머리에 실려 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img_중등조선어작문 1 페이지

공부의 바다

 

공부의바다는 압히멀고나(공부의 바다는 앞이 멀구나)
나가고나가도 못보겠네(나가고 나가도 끝 못 보겠네)
갈스록아득함 겁하지말라(갈수록 아득함 겁내지 말라) 
우리의깃거움 거긔있도다(우리의 기쁨 거기 있도다)

머담이아니면 우리철완이(멀다 함이 아니면 우리 무쇠팔이) 
시원한발휘를 엇지해보며(시원한 발휘를 어찌 해 보며)
험함이아아니면 우리철각이(험함이 아니면 우리 무쇠발이)
흐뭇한시험을 엇지해볼가(흐뭇한 시험을 어찌 해 볼까) 
〈『중등조선어작문』 제1권 제1과「노래」 중에서, 괄호 내: 필자〉

img_중등조선어작문 3 페이지이 책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숨은 글, 숨은 이론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이 교과서에서의 핵심은 좋은 글을 짓는 방법을 학습하는 데 중심을 두고자 했다는 점이다. 우선, “글이라 하는 것은 생각으로부터 글씨로, 글씨로부터 글이 되는 것”임을 전제하고「글 쓰는 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무궁화를 보고 무궁화이니 고우니 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으로부터 온 것이며, 이러한 생각을 ‘무궁화’라, ‘곱다’라고 발표하면 이것은 말이오, 이러한 몇 마디 말을 연속하여 한 완전한 말을 만들면 이것이 곧 글이오. 
〈『중등조선어작문』 제1권 제2과「글 쓰는 법 1」중에서, 현대어 표기: 필자〉

 

그러면서 ‘바른 글 쓰는 법’의 선택은 보이는 대로 쓸 것, 실제의 모습을 쓸 것, 동작대로 쓸 것, 똑똑하게 쓸 것을 강조한다. 이것이 이 책의 전편에 흐르고 있는 ‘글 쓰는 법’에 관한 중심적인 학습 안내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 각 권에 나타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1권에서는 문장의 기초 학습에 관한 내용과 각종 서식 및 간단한 서간문 짓기를 다루었다.
제2권에서는 각종 글의 종류를 제시하고 이를 익히는 가운데 주로 시조 창작법에 중점을 두었다. 
제3권에서는 수필, 기행, 감상, 평론 등 각 장르별 글쓰기를 다루었다. img_중등조선어작문 예언 1 페이지
제4권에서는 문장의 특색과 표현 기법 등에 관하여 각종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제5권에서는 수사법과 변론문의 작성 방법 등을 다루었다.
이 책은 또한 우리 식의 의식을 일깨울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이 꾸며졌음을 말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 관련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매 권에는 시조와 노래를 편입하여 독자의 취미를 증장케 하며, 서간 및 기타 문 예(例)에는 특히 조선 고유의 자료를 적의 채입(採入)하여 작문상 지식을 얻는 동시에 역사 지리 풍속들에 관한 지식을 부지중 양성케 함. 
〈『중등조선어작문』,「예언」4항 중에서, 현대어 표기: 필자〉

이와 같이,『중등조선어작문』은 교육 목표가 뚜렷한 작문 교과서로 존재했다. 따라서 국어를 매개로 한 다양한 작문 분야를 폭넓게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관련되는 지식 사항을 구체적으로 내보인 교과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제1권에서 제5권에 이르는 정도와 수준이 급격한 상승을 보이는 등 난해한 성격도 함께 보여 준다.

 

『중등조선어작문』의 의의

 

이 책은 1920년대에 나온 작문 교과서로서 이 분야에 흔하지 않은 도서이다. 따라서 일제 침략 세력이 한국어 말살을 꾀하던 시절――일본어가 이른바 ‘국어’로 둔갑하여 주도권을 잡고 있던 시절에 한국어로 글 짓는 방법을 다룬 ‘조선어 교과’의 교과서 중 하나로 사용되었다. 그런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1920년대의 작문 교과서로서 우리말의 흐름을 증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재이다.
둘째, 우리말 작문을 통해 민족정신을 높이게 함으로써 기록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셋째, 시대적 글월의 형식을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넷째, 일본어로 된 여러 작문 분야의 교과서들과 정신적으로 겨룬 민족 교육 수단의 하나로 우리 학생들을 만났던 우리말 교재이다. (이종국) 

참고문헌

박붕배,『한국국어교육전사(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87.
박철희,「식민지시기 한국 중등교육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논문, 2002. 
정재철,『일제의 대한국식민지교육정책사』, 일지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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