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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編)高等朝鮮語及漢文讀本
朝鮮總督府 | 朝鮮總督府:, 1924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 , 문화정치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新編 高等朝鮮語及漢文讀本)』은 ‘조선어’와 ‘한문’ 두 교과를 합하여 새로 편찬.발행된 고등보통학교용 국어과 교과서이다. 일제는 1922년 2월 4일자로 제2차 조선교육령(이른바 ‘신교육령’)을 공포했는데, 이에 따라 종래의『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1913~1922) 사용을 마감한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그 뒤를 이은 중등학교용 교과서이다. ‘중등학교’란 고등보통학교, 즉 ‘고보’를 말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img_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 표지

이른바 '문화정치'에 따른 산물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新編 高等朝鮮語及漢文讀本)』은 ‘조선어’와 ‘한문’ 두 교과를 합하여 새로 편찬.발행된 고등보통학교용 국어과 교과서이다. 
일제는 1922년 2월 4일자로 제2차 조선교육령(이른바 ‘신교육령’)을 공포했는데, 이에 따라 종래의『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1913~1922) 사용을 마감한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그 뒤를 이은 중등학교용 교과서이다. ‘중등학교’란 고등보통학교, 즉 ‘고보’를 말한다. 
이 교과서의 저작.발행자는 조선총독부이고, 인쇄소는 조선서적인쇄주식회사이다. 1924년 2월에 권 1, 권 2가 편찬.발행되었고, 권 3은 같은 해 3월, 권 4는 같은 해 12월에, 권 5는 1926년 3월에 각각 편찬.발행되었다. 정가금은 각 권 모두 56전으로 매겨 있으며, 구본인『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과 같다. 
이 책의 사용 대상인 고등보통학교 학제도 변동이 없으므로 ‘조선어 및 한문’ 교과에 충족할 수 있도록 1학년부터 5학년용까지 한 학년에 1권씩 이수하도록 하여 1질 5권 체제를 갖추었다.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일제의 이른바 ‘문화정치’ 시기에 나온 교과서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선 ‘문화 정치’의 성격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문화 정치란, 일제가 우리 민족의 독립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3·1운동을 겪으면서 수정한 통치 방식이었다. 그들은 종래와 같은 ‘무단정치’, 즉 무력을 앞세운 통치 방식으로는 식민 지배를 끌어 갈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던 끝에 새로 내세운 유화적인 통치 방식이 문화 정치였다. 
당시 문화 정치는 1919년 8월 신임 조선총독으로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齊藤實, 1958~1936)에 의해 추진되었다. 이후 1928년까지 식민 지배의 새로운 정치적 형태로 채택, 지속되었다. 
사이토는 이른바 ‘문화의 발달과 민력(民力)의 충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보다 융통성 있는 정치를 시행하고자 했다. 그 내용 중에는 언론.출판, 집회의 자유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 교육, 산업, 교통, 위생, 사회 행정 등의 개선을 통한 안정과 복리를 꾀하고 조선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것 등으로 기본 정책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1920년 3월에《조선일보》, 이어서 4월에는《동아일보》가 창간되었고,《창조》(1919.2)와《개벽》(1920.6.),《백조》(1922.1.),《조선문단》(1924.10.) 등의 잡지들도 세상에 나왔다. 이와 같은 문화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당시의 문화 정치는 고도의 통치 기술을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경찰의 수를 곱절로 증원한 것이라든지 헌병 제도를 여전히 남겨 둔 채 민족 운동에 대한 감시를 멈추지 않은 일 등이 그러했다. 이 때문에 언론.출판 활동도 일제 당국의 방침을 널리 알리고,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움직임을 자세히 알아내기 위한 방책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그러한 시절에 고등조선어 및 한문교과의 교과서가『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이란 이름으로 나왔다. 이른바, 교육에서의 유화 정책을 반영한 새 교과서로 나타난 것이다.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의 꾸밈

 

앞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이른바 ‘문화 정치’ 표방 시기에는 여러 문화 활동이 점증되어 민중의 각성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는 이미 식민 세력이 이 땅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움트고 있었던 근대화에의 지향 심리가 억눌려 있었던 데 따른 반사 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일제는 그러한 정황에 대하여 불안을 느끼면서도 이른바 ‘내선일체’, ‘내선공학(內鮮共學)’*등을 내세우면서 동화주의 교육을 본격화해 나갔다(* 한국에서의 교육이 일본 본토에서 적용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것. 문화 정치 시기에 일제가 내걸었던 회유책 중의 하나임.). 그리하여 1922년 2월 “내선 공통의 정신에 터하여 동일한 제도 하에 시설의 완전한 정립을 기한다.”는 미명 아래 제2차로 조선교육령을 개정.공포하고 동화 교육을 더욱 강화시켜 나갔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교과서 중의 하나로 편찬.발행되었다. 
그러면『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의 꾸밈을 살펴보자. 우선, 외형 꾸밈은 5권 모두 국판(14.8cm ×21.0cm)을 약간 변형한 규격(15cm×22.3cm)에 갱지를 사용했다. 4침선장(四針線裝, 四針眼釘)으로 제책되어 있다. ‘4침선장’이란 책의 오른쪽 등매기 부분을 굵은 끈으로 네 번 매어 고정시킨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제책 형식이 5침선장본(五針線裝本, 五針眼釘本)임에 비하여, 중국이나 일본의 서책들은 대체로 4침선장본이다. 1900~1910년대에 나온 교과서들은 주로 4침선장본 형식을 따랐다. 감소된 추세이긴 하나 1920~1930년대까지도 여전이 눈에 띄는 장정 형식이기도 하다. 
표지 꾸밈은 두꺼운 종이에 형압(型壓)된 연회색의 종이 크로스를 입혔다. 책 이름을 앞표지 왼쪽 상부에 별지*로 붙였다〔* 책 이름을 별도로 표시하여 표지에 첩부(貼付)하는 지편(紙片), 즉 제첨(題簽)을 말함.〕. 
각 권의 본문은 모두 세로짜기이고 조선어 단원에서 4호 활자(14포인트), 한문 단원에서는 3호 활자(16포인트)를 사용했다. 문장 부호는 쉬어 읽어야 할 부분에 모점( 、)을 부여했고, 글줄이 종지형으로 끝날 때는 고리점(∘)을 찍어 놓았다.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 책의 본문에서 얼른 눈에 띄는 현상이다. 그러나 같은 문단 내에서 글줄이 끝나면 두 글자 간격을 띄어 썼다. 문단을 바꿀 경우에는 좌우 글줄의 머리에 맞추는 선에서 바꾸고자 하는 글줄을 끌어 올렸다. 매 쪽 상단에는 주를 담는 난을 마련해 놓았다. 본문의 특정 글줄에 있는 단어나 고유명사 등에 관한 내용을 그 글줄 위의 주 난에서 보완하는 체제인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거의 비워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본문의 분량을 보면 권 1은 150쪽, 권 2는 144쪽, 권 3은 152쪽, 권 4는 154쪽, 권 5는 156쪽으로 되어 있다. 전체를 통틀어 부록 등의 후속 편제가 실려 있지 않다.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의 내용 꾸밈을 살펴보자. 이 책은 권 1~권 5 모두 각 권 내에서 ‘조선어부’와 ‘한문부’로 편제하여 양대 교과를 구분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형식이 과거 제1차 조선교육령기에 사용했던『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과 다른 점이다. 
각 권 머리에「범례」를 실었는데, 언문 철자법*은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과 동일하다.”*(동「범례」 4항)고 밝혔다(* 1921년 3월에 개정한「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대요」에 규정된 한글철자법을 말함. 필자 주). 
단원 수를 보면 조선문 중심이며 국.한문으로 되어 있고, 배정된 쪽수 또한 한문부에 비하여 많다. 조선어문과 한문을 다룬 비중은 양대 어문 단원의 건수 비교 표*로 확인할 수 있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의 조선어문 단원과 한문 단원 수 비교〉 참조). 이로 볼 때, 전제 280개 단원 중에서 조선어문 단원이 33.2%, 한문 단원은 66.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문 단원은 조선어문 단원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의 조선어문 단원과 한문 단원 수 비교

구분 단원 수 조선어문 한문
권1 71 21 50
권2 61 19 42
권3 50 19 31
권4 51 17 34
권5 47 17 30
합계 280 93 187

 

그런데 조선어부는 한문부에 비하여 단원 수가 적지만, 쪽수는 더 많이 배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1학년용인 권 1에서는 조선어부 100쪽, 한문부 50쪽으로 되어 있으며, 2학년용의 경우 94쪽 대 50쪽이다. 가장 적은 차이를 보인 권 6에서도 96쪽 대 60쪽으로 벌어져 있다. 
그러한 본문 구성 체제를 보인 가운데, 조선어부에서 특히 ‘일본적인 단원’들은 저학년용에 줄곧 노출되어 있으나, 고학년용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따라서 교훈적인 자료, 산업 관련 자료, 문학 자료, 자연 및 과학 관련 자료, 우리나라의 역사와 지리 등에 관한 것 등을 다루고 있다. 
한문부에서도 과거『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과는 달리 ‘일본적인 것’을 다룬 내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 대신에 ‘한국적인 것’은 옛것과 현대적인 것을 한문으로 작성해 다루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본은 결국 일제의 식민 지배 논리와 부합되도록 유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일본적인 것’을 그들의『국어』(일본어)로 옮겨 놓았고, 현대식 한문은 일본식 한문 독법(읽기와 해석 방법)으로 변환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일본어 교과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따라서 ‘덕성의 함양’과 관련된 내용 또한 위장된 술책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의 역사 인물들에서 관대 온후한 끼침을 준 사례를 찾아 조선인 학생들에게 참고 견디는 성격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도가 도사려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온순한 식민지 백성’으로 길들여 나간다는 것이 그들의 속내였다. 그러면 각 권별 내용에 나타난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권 1: 조선어부에서는「석학 이퇴계」(제18과) 등처럼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으나,「요코하마」(제11과),「후지산」(제12과) 등을 다루어 ‘일본적인 것’을 알리고자 했다. 한문부에서는 경서에서 옮긴 짧은 글이 대부분이다. 
권 2: 조선어부에서는「조선의 미(米)와 면(棉)」(제11과)을 소개하여 산업 분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일본의 고도인「나라(奈良)」를 소개하는 등 ‘일본적인 것’을 꾸준히 이어 나간다. 한문부에서는「노기(乃木) 대장과 도고(東鄕) 대장」(제18과)을 다루어 군인 정신과 그들의 충성심을 강조하고자 했다. 
권 3: 조선어부에서는 산업, 전기 등 현대 생활을 다룬 내용과 그들의 또 다른 식민지인 타이완 풍물을 다룬 것도 보인다.「조선의 음악」(제12과),「우표」(제14과)를 소개한 내용은 특기할 만하다. 한문부의 경우, ‘일본적인 것’은 감소했으나 일본 왕「닌토쿠(仁德天皇)」(제3과)의 사적을 넣어 그들의 자존심을 챙겼다. 
권 4:「조선의 회화」(제3과, 제4과)를 두 단원으로 나누어 잇따라 게재했다.「조선의 공업」(제8과),「신문지」(제9과) 등의 단원도 보인다. 한문부에서는 우리의 활자에 대하여 설명한「주자(鑄字)」(제12과)가 보이고,「가락 및 5가야」(제17과)라 하여 우리 고대사와 저들과의 관계를 얼핏 짚어 구실을 만들려 했다. 
권 5: 조선어부에서는 역사 인물로「고주몽(高朱蒙)」(제8과)을 소개했고,「고려 도자기」(제11과, 제12과)를 두 단원으로 나누어 소개했다. 옛 문헌에서 따온 문학 작품들과 서간문도 보인다. 한문부의 경우 경서들에서 옮긴 짧은 글과 시문, 격언, 논설문 등을 싣고 있다. 권 1에서 권 5에 이르기까지 언어나 문학 이론에 관한 깊이 있는 내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

 

img_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 41~43 페이지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이 말해 주는 것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조선어’와 ‘한문’ 두 교과를 합하여 새로 편찬.발행된 국어과 교과서이다. 일제가 1922년 2월에 제2차 조선교육령(이른바 ‘신교육령’)을 개정.공포하자, 종래의『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1913~1922)은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게 된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이 중등학교용(고등보통학교용) 교과서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이 교과서의 출현은, 이른바 일제의 문 화정치가 이 땅에 실시되면서 시대.정책적인 교육 수단으로 편찬.발행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제가 이 땅을 침략하면서 줄곧 폭압을 멈추지 않은 결과, 마침내 온 나라에 불타오른 것이 3.1운동이었다. 이 거대한 민중 봉기를 겁낸 그들로서는 여러 방면에 걸쳐 유화 정책을 쓰게 된다. 그 유화 정책을 폄에 있어 교육 제도의 개편과 교과서 신편은 매우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일제는 그러한 일련의 문제들을 합리화하기 위한 구실로 조선교육령을 개정.공포한다. 이에 따라 교과서의 신.개편도 후속되었다.『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은 그러한 시대적 산물인 것이다. 
이 책『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이 말해 주는 것은 이율성에 관한 문제로 요약된다. 제도나 정책적으로 식민지 백성을 위하는 척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일본적인 것’을 받아들이도록 치밀한 공작을 내보인 것이 이 교과서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말해 주는 의미는 더욱 자명하다. 
다시금 말하거니와,그 나라와 그 민족, 그 언어 공동체에서 교과서의 역할이 왜 중차대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나 새삼스럽고도 변함없는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이종국)

참고문헌

박붕배,『한국국어교육전사(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87.
박철희,「식민지기 한국 중등교육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논문, 2002.
유봉호,『한국교육과정사 연구』, 교학연구사, 1992. 
이종국,『한국의 교과서 변천사』,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8.
정재철,『일제의 대한국식민지교육정책사』, 일지사, 1985.
허재영,『일제강점기 교과서 정책과 조선어과 교과서』, 도서출판 경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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