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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무대똥통사건
김성환 | 동아일보1031, 1958.01.23
경무대 , 똥통사건 , 김성환 , 고바우영감
비극이 사람간의 갈등구조를 극으로 치닫게 해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도구라고 한다면 희극은 눈에 보이는 삶을 뒤틀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도구이다. 만화도 희극과 같은 경계에서, 눈에 보이는 장면을 뒤틀어 독자에게 웃음을 전달하고, 때로는 대리만족의 형태로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준다.인간이 생존을 위해 공동체를 만든 이래 권력자 주변에는 예외 없이 권력을 향한 부나방들로 가득했다. 특히 인간의...

국립중앙도서관│고바우현대사 1권 153p

내용

<가짜 이강석 사건> 1958년 1월23일 <게재번호 1031>
 

비극이 사람간의 갈등구조를 극으로 치닫게 해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도구라고 한다면 희극은 눈에 보이는 삶을 뒤틀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도구이다. 만화도 희극과 같은 경계에서, 눈에 보이는 장면을 뒤틀어 독자에게 웃음을 전달하고, 때로는 대리만족의 형태로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준다.img_경무대 똥통사건_필화 사건이 된 만화
 

인간이 생존을 위해 공동체를 만든 이래 권력자 주변에는 예외 없이 권력을 향한 부나방들로 가득했다. 특히 인간의 이기심에는 비합법적으로라도 권력을 갖고자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권력의 끈이 없을 때는 사칭을 하여서라도 권력을 행사하려한다. 그런 사건 중 대표적인 사건이 이승만 정권 시절에 벌어진 ‘가짜 이강석 사건’이다. 이른바 ‘귀하신 몸’이라는 유행어로 장안의 지가를 높였던 ‘가짜 이강석 사건’은 김성환 화백의 손을 타면서 서민들에게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주었고, 본인은 권력의 비위를 건드려 대한민국 만화사에 남는 유명한 필화사건을 겪게 된다.
 

“앗! 저기 온다.”

“귀하신 몸 행차하시나이까?” “어흠”

“저 어른이 누구신가요?” “쉬”

경무대서 똥을 치는 분이요.”
 

1958년 1월23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이 4단 만화<게재번호 1031>에 담긴 위의 대화는 경무대(현재의 청와대, 경복궁의 경(景)자와 북문인 신무문의 무(武)에서 따온 명칭)의 똥지게를 지는 사람도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첫 번째 컷에서 일반 똥지게꾼들이 `경무대에서 나오는 똥지게꾼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두 번째 컷에서 90도로 인사하면서 당대의 유행어인 ‘귀하신 몸’이라는 표현을 한다. 김성환 화백은 ‘귀하신 몸’이라는 표현을 통해 경무대 똥지게꾼과 1957년에 발생한 ‘가짜 이강석’을 중첩시킨다. 이어 고바우영감이 등장하여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지나간 똥지게꾼이 누구냐고 묻고 일반 지게꾼은 경무대 똥지게꾼이 멀어진 뒤 “경무대서 똥을 치는 분이요”라고 설명한다. 단순해 보이면서도 강렬한 은유의 장치를 4단 만화에 담은 것이다.
 

이 만화의 배경이 된 ‘귀하신 몸’ 사건은 이렇다. 1957년 8월30일, 경주경찰서에 자신이 ‘이승만의 양아들인 이강석’이라고 자처하는 청년이 전화를 걸어온다. 이강석은 원래 이기붕의 아들이나, 그해 3월26일 이승만의 83세 생일에 맞추어 양아들로 입적된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최고 권력자의 아들을 자처하며 걸려온 전화를 경주경찰서장은 무시하지 못하고 가짜 이강석이 말하는 “아버지의 명을 받고 경주지방 수행상황을 살피러 왔다”는 거짓말을 믿고 그들 며칠간 극진히 모시며 경호차까지 제공시켜 경주를 관광시킨다. img_경무대 똥통사건_고바우 필화에 관한 만화경주 관광을 마친 가짜 이강석은 영천경찰서에서 동일한 범행을 저지른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그 청년은 경상북도 도지사의 아들을 통해 가짜로 밝혀지게 된다. 당시 이근직 도지사의 아들이 진짜 이강국의 친구였던 것이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사기범의 잡행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사건으로 묻힐 수 있던 일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며 필화사건을 이끌어낸 것은 당시 검찰과 경찰이 이 사건을 ‘쉬 쉬’하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려한데서 출발한다. 이를 눈치 챈 대구의 매일신문 기자가 검찰에 구속된 가짜 이강석 사건을 들춰내어 특종 보도를 한 것이다.
 

이강석을 사칭했던 청년은 강성병이라는 이름의 가출 청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떠돌아다니다가 평소에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강성병은 ‘언제가 서울에서 이강석이 헌병의 뺨을 치고 행패를 부리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을 보았고, 이를 흉내 낸 것이라고 이 사건 이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실제 이강석은 당시 어떠했을까. 무수한 추문을 남기던 이강석은 서울대 법대로 부정편입을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대 법대생들은 동맹휴학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서울대 법대를 중퇴하고 육군사관학교로 재입학하여 12기로 졸업한다. 
 

김성환 화백은 자신의 책 『고바우현대사』에서 말기의 이승만 정권을 “장기집권과 권력 강화를 위해 이승만을 마치 신처럼 떠받들려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었다. 아첨배들은 이 박사가 아니면 나라가 망하고 공산국가가 된다고 떠들고 다녔다. 이러한 권력의 신비화 과정이 극에 달하자 누구든 이 박사의 권위에 도전하면 여지없이 역적으로 몰리는 풍토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바우 영감의 눈을 통해 투영된 당시의 대한민국은 명색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지만 대통령을 마치 신성불가침의 절대자 같은 존재로 떠받들면서 반영구적인 자유당 집권 독재국가(고바우현대사 154p나옴)였다. 이에 대해 김성환 화백은 끊임없는 저항으로 맞선다. 
 

김성환 화백은 이 만화를 게재한 뒤 사흘간 문초를 당하고 즉결에 넘어가 벌금 450환을 낸다. 며칠간 ‘고바우’를 그릴 수 없었던 김성환 화백은 그해 2월1일자에 게재한 만화를 통해 권력을 다시 한 번 비꼬았다. 돈키호테를 등장시킨 이 만화에서 고바우는 무모하게 언론을 억압하는 권력은 결국 자신이 그 오명을 모두 뒤집어쓰게 된다는 경구를 강한 필치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고바우가 남긴 말은 “무엇이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이다. 권력자의 패부를 다시 한 번 아프게 찌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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