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女子高等朝鮮語讀本
朝鮮總督府 | 朝鮮總督府, 1924
여자보통고등학교 , 조선교육령 , 여고보생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img_여자고등조선어독본 표지

 

 

국.한문 혼용의 여고보생용 국어 교과서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은 여자고등보통학교(이하 ‘여고보’라 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찬.발행된 우리말 교과서이다. 이 교과서의 저작.발행자는 조선총독부이고, 인쇄소는 권 1과 권 2의 경우 서무부 인쇄소*1)이며, 권 3과 권 4는 조선서적인쇄주식회사2)이다〔* 1) 총독관방 서무부에 소속된 인쇄소를 말함. 2) 총독부 관방인쇄국의 후신으로 1923년에 법인체로 발족. 이 회사에서는 각급 학교 교과서와 각종 유가증권, 관보 등 총독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인쇄.출판물을 생산함.〕. 
권 1은 1923년 2월 15일, 권 2는 같은 해 3월 5일, 권 3과 권 4는 1924년 3월 23일에 각각 편찬.발행되었다. 정가는 권 1, 권 2 각 50전이고, 권 3과 권 4는 각 56전으로 매겨 있다. 
먼저『여자고등조선어독본』의 사용과 관련하여 당시의 학제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제는 1911년 8월 23일에 제1차 조선교육령을 제정.공포하여 종전의 고등학교를 고등보통학교로 개칭하고, 입학 자격을 12세 이상으로 정했으며, 4년제 보통학교를 졸업했거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소지한 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수업 연한을 4년으로 정한 바 있다. 또, 여자고등보통학교의 경우는 3년으로 정했다. 뒤이어 1922년 2월 4일자로 제2차 조선교육령을 개정.공포하여 고보의 수업 연한을 4년에서 5년, 여고보의 경우는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다.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은 제2차 조선교육령에서 정한 여고보의 4년제 수업 연한에 따라 1923년부터 공급되었다. 이 교과서는『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보다 1년을 앞서 편찬.발행되기 시작한 우리말 교재로서 일제의 이른바 ‘문화정치’ 시기에 나왔다. 이와 관련하여, ‘문화 정치’의 성격에 대하여 알아보자. 
문화 정치란, 일제가 우리 민족의 독립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3.1운동을 겪으면서 수정한 통치 방식이었다. 그들은 종래와 같은 ‘무단정치’, 즉 무력을 앞세운 통치 방식으로는 식민 지배를 끌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끝에 새로 내세운 유화적인 통치 방식이 문화 정치였다. 
당시 문화 정치는 1919년 8월, 신임 조선총독으로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齊藤實, 1958~1936)에 의해 추진되었다. 이후 1928년까지 식민 지배의 새로운 정치적 형태로 채택, 지속되었다. 
사이토는 이른바 ‘문화의 발달과 민력(民力)의 충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보다 융통성 있는 정치를 시행하고자 했다. 그 내용 중에는 언론.출판, 집회의 자유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 교육, 산업, 교통, 위생, 사회 행정 등의 개선을 통한 안정과 복리를 꾀하고 ‘조선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것 등으로 기본 정책을 내세웠다. 
이러한 때에 일제는 여성 교육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여자고보에 주어지는 ‘조선어’ 교과서를 따로 편찬함으로써 식민지 경영에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을 뒷받침하고자 했다.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은 남고보용 조선어독본과는 달리 1년이 단축된 수업 연한에 맞추어 4년제용으로 편제되었으므로 전 4권 1질로 엮었다. 한문부를 배제하고 조선어만 다룬 교재로 편찬되었으며, 남고보용에 비하여 내용 전개가 평이하다.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의 꾸밈

 

순전히 여고보생을 대상으로 한『여자고등조선어독본』은『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이하 ‘신편 남고보용’이라 한다.)에 비하여 좀 더 쉬운 내용으로 전개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것은 신편 남고보용에서 치중 현상을 보였던 ‘한문부’를 제외시키고 국.한문 혼용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이로 하여 내용 접근이 용이한 편이다. 
이 책은 시대적으로 문화 정치기에 편찬되었으므로, 편찬 동기나 목적은 신편 남고보용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사용 대상이 여고보생, 즉 여학생용 교과서로 편찬되었다는 점에서 기본이 다르다. 이는 문장 표기 방식 등이 신편 남고보용보다 순화되었다는 것에서 차이점을 찾게 된다. 
그러면『여자고등조선어독본』의 꾸밈을 살펴보자. 우선, 외형의 꾸밈은 4권 모두 국판(14.8cm× 21.0cm)을 약간 변형한 규격(15cm×22cm)에 고급 갱지를 사용했다. 4침선장(四針線裝, 四針眼釘)으로 제책되어 있다. 여기서, ‘4침선장’이란 책의 오른쪽 등매기 부분을 굵은 실로 네 번 매어 고정시킨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제책 형식이 5침선장본(五針線裝本, 五針眼釘本)임에 비하여, 중국이나 일본의 서책들은 대체로 4침선장본이다. 1900~1910년대에 나온 교과서들은 주로 4침선장본 형식을 따랐으며, 1920~1930년대까지도 이 같은 장정 체제가 부분적으로 이어졌다. 
표지 꾸밈은 두꺼운 종이에 형압(型壓)된 갈색 종이 클로스를 입혔다. 책 이름을 표지 왼쪽 상부에 별지*로 붙였다〔* 책 이름을 별도로 표시하여 표지에 첩부(貼付)하는 지편(紙片), 즉 제첨(題簽)을 말함.〕. 
각 권의 본문은 모두 세로짜기이고 3호 활자(16포인트)를 사용했다. 문장 부호는 쉬어 읽어야 할 부분에 모점( 、)을 부여했고, 글줄이 종지형으로 끝날 때는 고리점(∘)을 찍었다.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 책의 본문에서 얼른 눈에 띄는 현상이다. 문단을 바꿀 경우에는 좌우 글줄의 머리에 맞추는 선에서 바꾸고자 하는 글줄을 끌어올렸다. 따라서 전 4권 모두 본문의 매 쪽 상단에 주를 넣는 난을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모두 비워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제는 전반적으로 신편 남고보용의 ‘조선문부’와 다르지 않다. 더구나 같은 내용을 공용하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본문의 분량을 보면 권 1은 128쪽, 권 2는 134쪽, 권 3은 134쪽, 권 4는 138쪽으로 조직되어 최대 격차가 10쪽이다. 전체를 통틀어 부록 등의 후속 자료가 실려 있지 않은 등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단원 수의 경우 권 1에 28과, 권 2에 26과, 권 3은 25과, 권 4는 24과로 학년이 높아갈수록 적은 편제 경향을 보인다. 

 

〈표 1〉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신편 남고보용)과『여자고등조선어독본』(여고보용)의 비교

구분 『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 『여자고등조선어독본』
권수 총 5권 총 4권
사용 대상 남녀공용 여고보생
편찬 조건 ‘조선어부’와 ‘한문부’로 나눔. ‘한문부’ 제외
단원 배열 한문 단원이 많음. 국.한문 단원이 많음.
본문 경전 등에서 다수 인용 한글 기사문이 많음.
지도방침 언급이 없음 언급이 없음

 

〈표 2〉『여자고등조선어독본』(여고보용)에서의『신편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신편 남고보용) 단원 활용

구분 여고보용 총 단원 수 여고보용에만 실린 단원 신편 남고본과 공통 단원
권1 28 10 18
권2 26 11 15
권3 25 10 15
권4 24 14 10
합계 103 45 58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의 내용 꾸밈을 살펴보자. 이 책의 특징은 신편 남고보용과 몇 가지 기본적인비교*를 통해 잘 나타난다(*〈표 1〉, 〈표 2〉 참조). 
〈표 1〉,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여고보용은 신편 남고보용에 비하여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사용 대상을 여학생용으로 제한을 둔 가름이 그러려니와, 내용의 유연성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도 그런 점이다. 그러나 단원의 배열은 비록 수업 연한이 1년 차이가 있긴 하나, 같은 고보라는 점에서 공통 내용을 실었다. 물론, 특정 단원을 남고보용 교과서에서 옮기되 국.한문으로 작성된 단원을 여고보용에서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여고보용은 각 권 머리에 공통된 내용의「서언」을 실어 이 책이 지닌 특기점을 밝혔다. 이에서 ‘경성 지방의 언어’를 표준삼았고, 철자법은 조선총독부에서 정한 바에 따랐다*고 적고 있다(* 1921년 3월에 개정한「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대요」에 규정된 한글 철자법을 말함. 필자 주). 그리고 고유한 우리말에 대해서는 발음식을 채용했으며, 그 사례로 다음과 같은 개정 내용을 들었다. 

쟈.댜를 자, 져.더를 저, 죠.됴를 조, 쥬.듀를 주, 챠.탸를 차, 쳐.텨를 처, 쵸.툐를 초, 츄.튜를 추, 샤를 사, 셔를 서, 쇼를 소, 슈를 수로 쓰고, 중성 ㆍ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교과서에서도 남고보용의 그것과 같이 "학습 안내와 관련된 교과 운영이나 지도 방침에 대해서는 전연 언급이 없다. 이것은 지성을 열어 줄 목적은 없고, 우선 부려먹는 데 필요한 인력 양성에다 한계를 둔 교육에 맞추어진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박붕배, 1987, 398쪽). 
그러면 아래에서『여자고등조선어독본』의 내용 꾸밈을 살펴보기로 한다. 
권 1: 첫째 권부터 '일본적인 것'을 내보였다. 그들의 풍물을 소개했는가 하면,「유학 가신 언니에게」(제6과)라는 글을 실어 일본에 대한 동경심을 이끌어 내려 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여러 모로 앞서 있다는 점을 관련 단원들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권 2: 쉬운 문장으로 내용을 채우고 있다는 것 외에 여학생을 위한 교과서가 지닌 특징이 나타나있지 않다. 다만,「모녀간 왕복 서간」(제17과)이라든지,「설씨녀(薛氏女)의 정절」(제18과),「온달의 처」(제23과) 등에서 여성의 모성애, 정절, 내조에 대하여 설명해 보인 정도이다.

img_여자고등조선어독본 74~76페이지

 

권 3: 여기에서도 내용 선택을 쉽게 처리했다는 인상이 짙다. 체계적이라거나 단원 간에 상호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는 까닭이다.「이언(俚諺)」(제16과)에서는 조선과 일본에서 전래되어 온 비슷한 속담 17건을 각각 비교해 보이고 일본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려 했다.
권 4:「신시대의 요구」(제1과)라는 단원을 머리에 실어 여성의 새로운 역할에 대하여 강조한다. 상호 연결된 내용이 보이지 않고 일본적인 정서와 '합심하는 국민'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여성의 역할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교과서는 '근로하는 여성'이라는 새로운 모습과 '유교적 순응주의를 당연시하는 여성'이라는 양면성을 모두 취하고 있는 셈이다*(* 허재영, 2010, 138쪽). 그러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보생들에게 꾸준히 '일본적인 것'을 심어 줌으로써 그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이 말해 주는 것

 

『여자고등조선어독본』은 여성 대상의 생활이나 문화에 관한 내용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정절을 지키는 여성, 사치를 경계하는 여성, 가정의 위생을 청결히 하고 경제를 책임지는 여성, 새 시대를 경험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들로 뼈대를 이룬다. 언뜻 보아 그럴듯한 것 같지만, 이 역시 침략 세력의 철저한 식민 이념이 깔린 교육 수단일 따름이다. 
일제는 그들이 대륙으로 진출하고 마침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면서 중요한 노동 인력으로 끌어들이고자 눈독을 들인 대상이 신지식을 갖춘 여성 인력이었다. 예를 들면, '생산'이니, '쌀'과 '면화', '석탄' 등에 관련된 이야기들까지 여학생용 교과서에서 다룸으로써 은연중 그들의 미래 계획에 동참시키기 위한 훈련의 깊이를 더해 나갔던 것이다. 
그러한 계획된 교육을 밀어나가기 위해 침략자들은 이 땅의 여학생들에게 이른바 순종의 부덕(婦德)을 주입하려 애썼다. 그것은 한없는 서러움의 불씨였다. 고난의 세월 속에 갇혀 있었던 그날들의 우리 누이, 언니들이 살아간 삶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찾는 것이 이 교과서의 의미를 캐는 일이다. (이종국)

 

 

참고문헌
박붕배,『한국국어교육전사(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87.
유봉호,『한국교육과정사 연구』, 교학연구사, 1992. 
이종국,『한국의 교과서 변천사』,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8.
정재철,『일제의 대한국식민지교육정책사』, 일지사, 1985.
조지원, 1920년대 중등학교 조선어 독본 분석:『신편 고등조선어급한문독본』과『여자고등조선어독본』을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2007. 
허재영,『일제강점기 교과서 정책과 조선어과 교과서』, 도서출판 경진, 2010. 

 

 

관련콘텐츠

표제 저자 발행자 발행년도 소장기관 콘텐츠유형 원문
中等敎育 女子修身書 卷三 朝鮮總督府 著 朝鮮敎學圖書 1940(昭和15年) 한국교육개발원 단행본 원문보기
中等敎育 女子修身書 卷四 朝鮮總督府 著 朝鮮書籍印刷 1927(昭和2年) 한국교육개발원 단행본 원문보기

상세검색

자료유형
KDC 분류
발행년도 ~

다국어입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