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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
朝鮮總督府 編 | 朝鮮總督府 編, 1917
조선어 , 한문 , 식민주의 , 조선총독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img_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 표지

 

 

'조선어'와 '한문'을 통합한 첫 교과서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은 조선어’와 ‘한문’ 두 교과를 합하여 편찬.발행한 첫 보통학교용 국어과 교과서이다. 
일제는 1911년 8월 23일자로 제1차 조선교육령을 공포했는데, 이에 따라 펴낸 교과서가『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이다. 이 교과서의 저작.발행자는 조선총독부이다. 인쇄소는 권 5까지 ‘서무부인쇄소’*이고, 권 6의 경우는 도쿄의 돗판(凸版)인쇄주식회사로 되어 있다(* 총독관방 서무부에 소속된 인쇄소를 말함.). 1915년 3월부터 1918년 3월까지 권 1~권 5가 편찬.발행되었고, 권 6의 경우는 1921년 3월에 편찬.발행되었다. 정가는 권 1~권 3이 6전이며, 권 4~권 5가 22전, 그리고 권 6이 25전으로 매겨 있다.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이 보급된 시기(1915~1921)를 말하여 ‘조선어 교과의 합본기’라 한다*(*박붕배, 1987, 334쪽). 바로 그 시기의 첫 해부터 나오기 시작한 이 교과서는 일제가 서울에 조선총독부를 들어앉히고(1910) 제1차 조선교육령을 공포(1911.8.23.)한 다음, 그들의 손에 의해 편찬되었던 것이다. 이 교과서의 기본적인 성격으로 굳혀진 것은 ‘조선어’가 외국어로 탈바꿈되었다는 사실이다. 
일제는 제1차 조선교육령을 공포하고, 이로부터 약 2개월 뒤인 10월 20일에 잇따라 보통학교규칙을 발포하는 등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속속 마련해 나갔다. 물론, 이 법령들에서 ‘조선어’와 ‘조선어 및 한문’등의 교과목 설정을 명시했다. 즉, 보통학교규칙 제2장 6조에 의하면, "보통학교의 교과목은 수신, 국어*, 조선어 및 한문, 산술, 이과, 창가, 체조, 도화, 수공, 재봉 및 수예, 농업초보, 상업초보로 함."이라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본어를 말함.). 
보통학교규칙 중 ‘조선어 및 한문과’(제10조)를 보면 다음과 같다.

 

조선어 및 한문은 언문부터 시작하여 한자가 섞인 문장 및 평이한 한문을 교수하고, 그 재료는 국어(일본어)에 준하여 선택하며, 특히 한문은 덕성의 함양에 이바지하는 것을 취하도록 한다. 
조선어 및 한문을 교수함에는 독법(읽는 방법), 해석, 암송, 받아쓰기, 작문을 아울러 과(課)하도록 한다. 
조선어 및 한문을 교수함에는 항상 국어와 연락을 가지면서 때로는 국어로 해석케 한다. 
〈보통학교규칙 제10조, 괄호 내 및 현대어 표기: 필자〉

 

이처럼, 이 교과서의 내용은 보통의 문장과 한문을 가르치도록 했으나, 결국 일본어와 관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보아, 조선어과 교육의 목표마저도 일제에 순종하는 국민을 기르기 위한, 이른바 ‘덕성 함양’에 두고 있음을 드러낸다. 
한편, 이 교과서는 저들의 국어를 포함한 상태에서 학교장이 수업 시수를 도 장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학습 시간을 증가할 수도 감할 수도 있다*는 규정도 정해 놓고 있었다(보통학교규칙 제21조). 그러한 발상은 일본어 학습 시수를 늘린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1911년 당시 보통학교에서 각 학년 단위의 주당 ‘일본어’ 배당 시수는 10시간, ‘조선어 및 한문’은 5~6시간이었음.). 이는 식민주의 교육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이 교과서 편찬의 취지와 의도는 식민지 언어 교육 정책을 밀어 나가기 위해 엮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은 일제가 이 땅에서의 식민지 통치 이념에 맞추어 편찬해 낸 본격적인 표본 중의 하나라 하겠다.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의 꾸밈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은 매권 책머리에 조선총독부 명의로 공지한「서언」이 실려 있다.「서언」은 각 권에 내보인 내용이 대체로 같다. 이로써 전체적인 편찬 방침을 밝히고자 했다. 
그러면『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의 꾸밈을 살펴보자. 우선, 외형의 꾸밈은 8권 모두 국판 규격에 갱지를 사용했다. 세 번을 철침으로 고정한 호부장(풀매기)*1)에 책등〔背面〕을 검은 클로스를 붙이는 클로스 붙임2)을 하여 제본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1) 제책 방법의 하나. 책의 속장을 모두 철사 옆매기로 고정하고 풀을 발라 표지를 씌우고 표지째 마무리 재단을 하는 제책 방법. 2) 책의 옆매기 부분에 천이나 종이로 된 클로스를 붙여 제본 상태를 튼튼히 하고 철침 등이 보이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 것〕. 
각권의 본문은 세로짜기이고 2호 활자(22포인트)를 사용했다. '조선어'를 다룬 단원은 국.한문 혼용 체제이며, 상급 학년용으로 올라갈수록 한자 노출이 많다. 특히, 각권 내에서 '조선어편', '한문편'으로 가르지 않고 두 가지 텍스트를 혼합해서 실었다. 이 교과서의 꾸밈에 나타난 전반적인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책은 국어의 주체가 일본어로 변경되어 가뜩이나 우리말 교과를 운영하기 어려운 처지에 한문 교과까지 한 책에 넣은 교재로 편찬.발행되었다. 이는 ‘조선어’ 교과 운영에 압박을 받게 된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둘째, 이 교과서에 적용한 철자법은 조선총독부가 정한 대로 따랐다. 순전한 조선어에 대해서는 소리 나는 대로 표기했으며, 중성과 아래아(.)는 사용하지 않았다. 또 장음 표시는 글자의 오른쪽 어깨에 'ㆍ'를 붙이고, 된소리는 오른쪽 어깨에 '″'를 붙여 음 구별 표시를 해 놓았다. 
셋째, 각권의 본문 매 쪽 상단에 새로 익힐 한자(신출 한자)를 뽑아 보였다. 이것은 저학년에서 문자나 단어에 맞는 삽화를 보면서 명칭을 익히도록 한 것이며, 중학년 이상에서는 한자와 숙어 중심으로 그 뜻을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넷째, 매 단원 끝에「연습」이라 하여 익힘 문제와 비슷한 문항 등을 설정해 보였다. 이 체제는 어문에 대한 발전적인 기능이나 지혜로운 응용 효과를 얻어 낼 수 없는 형식이었다. 
다섯째, 책 끝에 부록을 실었는데, 이것은 해당 교과서에 나타난 난해 어구 등을 대상으로 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설정해 놓은 것이다.
여섯째, 띄어쓰기는 구두점( 、)으로 표시했고, 글줄이 종지형으로 끝날 때는 권점 마침표(∘)를 찍어 놓았다.
본문 쪽수의 경우 최소 120쪽(권 1), 최대 194쪽(권 5) 범위이다. 그리고 교과서마다 어김없이「서언」(2쪽 분량)을 실었으며, 책 끝에「부록」을 넣었다. 부록은 최소 2쪽이고, 최대는 16쪽(권 5)에 걸쳐 있다. 단원 수의 경우 권 1에 84개과로 설정되어 가장 많고, 권 2는 60, 권 3은 50, 권 4는 58, 권 5는 56, 그리고 권 6이 65개과로 가장 많다.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의 각 권별 내용 꾸밈을 살펴보자. 
권 1: 자모법(ㄱㄴ식) 익히기를 먼저 제시했다. 자모는 모음자를 먼저 익히도록 했으며 자음자들에 따르는 해당 사물을 삽화와 함께 실었다. 그리고 받침이 들어간 글자의 사물 이름, 된소리 글자의 사물 이름순으로 수준을 높여 나갔다. 20단원부터 국문과 한문 단원으로 나누어 편집해 보였다. 문장법(문장식) 학습으로 발전한 것이다. 
권 2: 제17과에「대일본제국」이란 단원으로 내세워 침략 세력의 위세를 과시한다. 이 책을 사용하는 대상이 보통학교 2학년에 지나지 않은 어린 학생들임에도, 침략 세력들은 그들의 힘을 그런 방식으로 강조하고 있다. 또 제6과 한문 단원에서는 일본의 국화를 자랑했고, 제18과에서는 후지산을 소개하여 일본의 풍광을 선전했다. 
권 3: 우선, 제1과가 이른바 ‘천황 폐하와 황후 폐하’에 관한 내용으로 책을 연다. 제16과에서는 일본 해군과 육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들의 군인 정신을 사뭇 자랑한다. 이는 우리의 민족혼을 우롱하고 기를 꺾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임을 말해 준다.

 

img_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 3권 1~3 페이지

 

권 4: 이 책에서는 일본 왕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이름난 그들의 옛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강조한 것은 우리 학생들을 일본인적인 인간으로 길들이기 위하여 세뇌하려는 데 목표를 둔 것이다. 
권 5: 이 책에서도 일본 왕을 소개하고 자랑을 늘어놨으며, 일본 문화의 신성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의 고대 사적에 대한 내용이 꽤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권 4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자랑이나 문화적 우월성을 지나치게 과장했으므로 우리 학생들로부터 비판을 피하기 위한 술수로 보인다. 일제는 우리의 고학년 학생들이 그러한 생각을(일제의 전략이 뻔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 6: 이 책에서는 일본 왕이나 저들의 옛 인물들에 대한 사적 소개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 대신에 자연이나 질서, 인격의 수양, 사람의 존재와 사회적인 교류, 직업, 의복의 갖춤에 관한 것 그리고 나무심기와 차의 풍속 등에 관한 내용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저명한 학자인 신숙주, 이퇴계, 이율곡의 어록이나 그들이 끼친 학문적인 사적을 ‘한문’으로 분류해 싣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훈민정음」을 굳이 ‘한문’ 단원(제27과)으로 다루어 모순을 보인다.「훈민정음」반포문을 한문으로 치우쳐 내보이고자 한 까닭이다. 이 또한 그들이 목표로 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이 말해 주는 것

 

앞에서 살폈듯이, 식민지 언어 교육 정책을 밀고 나가는 데 있어 모든 옭아맴의 방안을 이 6권의 교과서『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에 집중시키려 애썼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곧 식민지 언어 교육의 교본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침략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일본적인 인간, 일본적인 이념, 일본적인 풍습으로 모든 것을 개조함으로써 그들에게 종속되기를 바랐다. 우리는 이 문제를 곰곰 짚어보아야 한다. 
이 책은 우리 학생들을 오로지 일본적인 체질로 물들여 그들의 생각이나 정책을 합리화하도록 치밀한 포장 솜씨를 보였다. 예를 들면, ‘덕성의 함양’을 줄곧 내세워 유교적인 덕목으로 생활을 가꾸어 나가도록 한 것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렇듯 겉모양은 그럴 듯했지만, 사실은 그들에게 복종하는 백성을 만들고자 한 속셈이었던 것이다. 
결국, 무저항 속에서의 현실 만족, 그리고 마침내는 우리 스스로가 열등감의 수렁으로 떨어져 일본인적인 삶으로 돌아서게 하는 그런 이상한 수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은 과거 교과서의 하나이다.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역사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자취라 해서 덮어 둘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서, 그러한 잘못된 내력은 더 이상 역사 속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국)

 

 

참고문헌

박붕배,『한국국어교육전사(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87.
유봉호,『한국교육과정사 연구』, 교학연구사, 1992. 
이종국,『한국의 교과서』,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1.
정재철,『일제의 대한국식민지교육정책사』, 일지사, 1985.
허재영,『일제강점기 교과서 정책과 조선어과 교과서』, 도서출판 경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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