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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通學校學徒用 朝鮮語讀本
朝鮮總督府 | 朝鮮總督府, 1911
조선어 , 교과서 , 조선교육령 , 조선어독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img_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표지

 

 

보통학교용 ‘조선어 교과서’의 첫 모형으로 나와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일본강점기 초기에 초등학교(당시 보통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조선어’를 교육할 목적으로 편찬.발행된 교과서이다. 저작.발행자는 조선총독부이고, 인쇄소는 총무국 인쇄소*이다(* 총독관방 총무국에 설치된 인쇄소를 말함.). 초판 발행일은 권 1, 권 3, 권 5, 권 7이 1911년 3월 11일이고, 권 2, 권 4, 권 6, 권 8이 같은 해 6월 15일로 되어 있다. 각 권당 정가는 6전으로 매겨 있다. 
이 교과서는 1907~1908년에 한국 정부의 학부에서『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 8권을 편찬.발행했는데, 이를 부분적으로 정정하고 삭제하여 책 이름을 바꿔 낸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 정부가 편찬한『국어독본』에서 그들의 식민 정책에 비추어 부적절하다고 보는 내용을 고치거나 삭제한 다음,『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으로 다시 만들어 낸 교과서를 말한다. 이 교과서는 1915년 새 교과서가 발행될 때까지 학교 현장에 공급, 사용되었다. 
구한국 정부의 학부에서 낸 것은 1907년 2월에 초판될 때『국어독본』이라 되어 있었으나, 1908년 3월 발행본부터『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이라는 책 이름으로 바뀌었다.『국어독본』은 학부에서 편찬한 교과서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제(통감 정치에 의한 학정 참여관의 간섭)에 의해 주도된 교재였다. 그러므로 이 교과서는 침략 세력의 의도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다만 한국을 상징하는 용어들만 겨우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으로 변환되면서 침략 세력이 의도하는 대로 바뀌게 되었다.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당시 수업 연한이 4년인 보통학교에서 사용되었으며, 매년 2권 체제의 총 8권으로 된 교과서였다. 학교 현장에서 정식으로 사용되었지만 일단 임시용으로 편찬.발행되었다. 그러나 임시용이긴 하나 매우 중요한 바탕을 마련한 교과서로 그들의 식민 통치 기간에 막중한 역할을 감당한 도서로 존재했다. 왜냐하면, 식민 세력이 이 땅에서 4차에 걸친 이른바 조선교육령*을 적용하는 동안 ‘조선어’ 교과에 관한 한 모근거 기능을 꾸준히 이어 간 수단이 이 교과서였기 때문이다(* 제1차 조선교육령기: 1911.8.22.~1922.2.4., 제2차: 1922.2.4.~1938.3.3., 제3차: 1938.3.3. ~1943.4.1., 제4차: 1943.4.1.~1945.8.15.). 
특히, 이 교과서는 임시용으로 사용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즉, 일제는 1911년 8월 23일에 ‘제1차 조선교육령’을 제정.공포하고, 잇따라 같은 해 10월 22일에 ‘보통학교규칙’을 발포하는 등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갔다. 물론, 이 법령들에서 ‘조선어’와 ‘조선어 및 한문’ 등의 교과목*설정을 명시하게 된다(*‘보통학교규칙’ 제2장 6조에 의하면, "보통학교의 교과목은 수신, 국어, 조선어 및 한문, 산술, 이과, 창가, 체조, 도화, 수공, 재봉 및 수예, 농업초보, 상업초보로 함."이라 되어 있다.) 이로써 관련 법령에 따른 정식 교과서 편찬이 후속되었으며,그에 따른 사전 작업의 하나가『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편찬이었다. 이로써 새 교과서가 나올 때(1915)까지 사용하도록 했다. 요컨대, 그러한 수순이 현실화되는 것을 준비하면서 이 책을 펴냈던 것이다. 이 때 조선총독부에서는 ‘국어급한문독본(國語及漢文讀本)’을 ‘조선어급한문(朝鮮語及漢文)’으로 변경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일본어를 ‘국어’라 둔갑시켰다. 이로써 침략자들에 의한 가장 중요한 수탈의 대상이 그 나라 말이며, 그에 따라 그 나라 말로 편찬된 그 나라의 교과서를 침략자의 말로 바꿔 버린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바로 그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용어를 고르고 내용을 바꿈으로써 다음 교과서 편찬에 바탕을 제공한 '앞잡이 책'이었던 것이다.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의 꾸밈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그 사용 대상인 보통학교의 교과서 편찬 과정으로 볼 때 크게 5차에 걸친 개편 과정 중 최초기의 것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 교과서는 보통 4권 또는 6권 체제를 뛰어넘어 모두 8권이나 된다. 이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통학교의 수업 연한이 4년이므로 학년 단위로 2권씩 이수하는 체제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6권 체제로 정착된 것은 제2차 조선교육령(1922. 2.4.)이 공포된 이후의 일이었다. 한 학년에 한 권씩 학습하도록 한 것도 이 교육령에 의해서였다. 학제도 과거 4년에서 6년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15년 3월부터 신편이 나왔는데, 바로『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이 그것이다. 
그러면『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의 꾸밈을 살펴보자. 우선, 외형의 꾸밈은 8권 모두 국판 규격에 갱지를 사용했다. 세 번을 철침으로 고정한 호부장(풀매기)*1)에 책등〔背面〕을 검은 클로스를 붙이는 클로스 붙임2)을 하여 제본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1) 제책 방법의 하나. 책의 속장을 철사 옆매기로 고정시키고 풀을 발라 표지를 씌우고 표지째 마무리 재단을 하는 제책 방법. 2) 책의 옆매기 부분에 천이나 종이로 된 클로스를 붙여 제본 상태를 튼튼히 하고 철침 등이 보이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 것〕. 
각 권의 본문은 모두 국.한문 혼용 체제이며, 세로짜기이고 1호 활자(27.5포인트)를 사용했다. 상급 학년용으로 올라갈수록 한자 노출이 많다. 문장 부호는 모점( 、)이 더러 보인다. 그런데 이것을 쉼표로 사용하지 않고 나열 부호로 썼다. 글줄이 종지형으로 끝날 때는 고리점(∘)을 찍어 놓았다.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 책의 본문에서 얼른 눈에 띄는 현상이다. 그러나 많지는 않지만 곳곳에 삽화를 넣어 본문을 보충해 준 것은 바람직한 편집 체제라 하겠다. 선화로 작성된 삽화는 과거의 교과서들에 비하여 어느 정도 수준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본문 쪽수의 경우 최소 51쪽(권 5), 최대 64쪽(권 4) 범위이다. 단원 수의 경우 권 1에 45개과로 설정되어 가장 많고, 권 4, 5, 8이 19개과로 가장 적다. 그리고 권 2는 26개과, 권 3은 22개과, 권 6이 21개과로 되어 있다.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의 내용 꾸밈을 살펴보자. 그럼에 있어 과거 조선 정부의 학부에서 낸『국어독본』과 견주어 볼 필요가 있다. 
권 1: 이 책은 학부에서 낸『국어독본』과 차이를 보인다. 즉,『국어독본』 제31과 "우리나라 국기 태극과 팔괘를 그렷더라."로 시작되는 글에 보인 삽화와 내용이 심하게 변조된 것이 그 한 사례이다. 먼저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태극기, 일본의 일장기, 청나라의 청룡기를 내보이고 관련된 내용을 실었는데, 이 책『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권 1에서는 태극기와 청룡기는 물론, 그 내용도 삭제되었다. 이는 우리의 민족혼을 빼앗으려는 철저한 침략 의도인 것이다. 
권 2: 제19과「기원절」에서는 일본의 건국 신화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단원을 새로 설정한 이유는 한국인들에게 일본 왕실의 존엄과 신성성을 과시하고 또한 믿게 하려는 데 있었다.

img_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11~13 페이지

 

권 3:『국어독본』에 들어 있던 영조대왕의 사적을 소개한「영조대왕인덕」이 삭제되었다. 그 대신에 제20과로「천장절」이라는 단원을 넣어 일본왕의 생일을 찬미했다. 이로써 일본의 왕이 한국인에게도 왕이라는 침략적 ‘존왕 정신’을 심어 주려 한 것이다. 
권 4: ‘한국’이나 ‘아국’이란 말은 ‘조선’으로, ‘한성’은 ‘경성으로 바꾸었다. 제14과「경성」에서 는, 첫 구절에 "경성은 조선총독부의 소재지"라고 적혀 있다. 따라서 과거『국어독본』에 실려 있던 을지문덕 등 우리의 민족 영웅들과 애국 사적에 관한 내용이 모두 삭제되었다. 
권 5:『국어독본』에 실려 있던 제1과「고대 조선」, 제7과「삼한」등 우리 역사와 관계되는 내용이 삭제된 채 제7과에「조선총독부 및 소속 관청」이란 단원이 들어앉았다. 이러한 실상은 우리의 민족정신이나 독립의지를 무지르기 위한 데 목적을 둔 것이다.

img_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14~16 페이지

 

권 6: 여기에서도 우리의 역사나 우월한 문화를 다룬 내용이 전면 삭제된 채로 꾸며 있다. 예를 들면, 먼저 책에 실려 있던 제1과「명군(明君)의 영단」과 제2과「삼국과 일본」이 그러한 경우이다. 요컨대, 우리 민족이 위대한 군왕으로 존경하는 세종대왕에 대한 사적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린 ‘삼국’ 관련 기사를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다. 제17과「수당의 내침」이 보이지 않는 것도 그들 일제 당국자들에게 있어 불편한 내용이라 보았던 탓이다. 
권 7:『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 전체를 통틀어 마찬가지이듯이, 이른바 ‘조선어’ 교과의 교과서인데도 우리나라의 지세와 물산 등에 대한 정황을 다양하게 다루어 마치 지리 교과서 역할도 겸하고 있음을 본다. 권 7에서도 제4, 5과에「경상북도」를 소개했는데, 이 또한 그러한 사례이다. 그리고 제9과에서는「중요 물산」을 다루었다. 이러한 발상은 식민지 경영에 필요로 하는 정보 파악의 일환이며, 교육을 빙자하여 학습 내용으로 합리화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권 8: 여기에서는 지역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거시적인 대상을 다루고 있다. 지나(중국, 제2과), 만주(제3과), 육지와 해양(제18과), 세계의 강국(제19과)과 같은 단원들이 그러한 사례이다. 일본의 대륙 진출을 꿈꾸는 속셈을 내보인 것이다. 그런데 당초의『국어독본』에서는 제1과가「미술 공예의 발달」이었음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 내용은 우리의 미술과 공예 예술이 일본의 모체였음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들이 크게 불편한 지목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1과로 대신 들어앉힌 것이「지구상의 인종」이라는 단원이다.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이 의미하는 것

 

『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일본강점기 초기, 즉 국권 피탈 직후에 초등학교(당시 보통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조선어’를 교육할 목적으로 편찬.발행된 교과서였다. 
우리말이 그저 민족어 정도로 취급받아 수난을 당하던 시절에 ‘조선어’라는 대명사로 그 시대 학생들을 만났다. 그러한 ‘조선어’ 교과의 교과서『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이 말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의 각 권별 내용을 살펴보면 수십 개의 창으로 무장한 괴이쩍은 움직임의 침입자들을 보는 듯한 느낌을 벗겨 내기 어렵다. 그것은 이상한 웅크림으로 밤바다를 건너오는 침략 군대의 모습인 것이다. 그 칠흑의 밤바다에서도 침략자들은 해도를 열심히 파악하며 물결의 스침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한다. 밤의 바다에서 해도를 파악하는 것은 다만 하나의 글자와 아주 미세한 선분도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심함 속에서 번개처럼 진행하는 비밀스러운 작업이다. 그들이 꾸며낸 교과서가 그랬다. 한반도를 점령한 식민 초기에 이 땅의 곳곳으로 파고든『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이 그와 같았던 것이다. 이 교과서는 마치 가장 안전한 교두보를 구축한 ‘전진 기지’를 구축한 채, 뒤에 따라올『조선어독본』들을 향하여 "나를 따르라."하는 앞잡이 역할에 충실했다. 
박붕배는 그와 같은 이 교과서를 "일제는 교과서 단원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 치밀하게 취급했다는 데에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들은 문명.문화생활로 이끌어 간다는 미명 아래 우리의 것을 없애 버렸다."*고 지적한다(* 박붕배, 1987, 347쪽). 또 과거 학부에서 나온『국어독본』에 그나마 남아 있던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을『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에서 사정없이 삭제 변조한 것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짚어 냈다.

 

우리의 주권에 관한 것, 민족과 정신 정서에 관한 것은 모두 삭제하고, 그 대신 일본의 자랑이나 산업 생활이나 청결, 위생 등의 문명 생활에 관한 것이나, 자연이나 대기물을 이용하는 이야기 글로 바꾸어 넣었다. 또 한편으로 볼 때, 우리 국어과(조선어과)는 우리말의 언어 교육, 우리글의 문장 학습, 우리의 문학 교육 및 우리 국어 생활의 성과나 효율적 방법에 관한 것은 전연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중요시해야 한다. ……그래서 언어생활, 국어의 이해 및 표현 생활, 문학의 이해와 창작이란 영역적 비중도 아직 생각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겨우 '이솝' 이야기 정도가 소개될 정도이다. 
〈박붕배, 1987, 348~349쪽〉

 

이와 같이,『보통학교학도용 조선어독본』은 우리의 주권과 민족정신을 돌려놓는 일에 중심을 두어 순전한 언어.문학 교재로서의 궤도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1910년대에 초등교육을 받은 우리의 선배 세대들이 이 교과서로써 학습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우리가 이 책의 존재를 짚어 보려는 이유도 그와 같은 불행한 내력이 역사의 뒤안에 자리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찾게 된다. (이종국)

 

 

참고문헌

박붕배,『한국국어교육전사(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87.
이종국,『한국의 교과서』,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1.
한국학문헌연구소 편,『개화기 교과서 총서.6』, 아세아문화사, 1977. 
허재영,『일제강점기 교과서 정책과 조선어과 교과서』, 도서출판 경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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