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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民小學讀本
學部 | 學部, 1895
교과서 , 근대교과서 , 국정교과서 , 국민소학독본 , 아문관제 , 국군기무처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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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교과서의 시작―첫 국정 교과서

 

『국민소학독본』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뵌 근대적인 교과서이다. 이 교과서의 속표제지를 보면 1895년 오추(梧秋)에 학부 편집국에서 새로 편찬하였다고 밝혀 있다. ‘오추’란 오동나무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절기, 즉 가을의 문턱인 양력 8월경을 말한다.

학부는 1894년 6월 28일,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1)에서 정한 각 아문관제(衙門官制)2)에 따라 같은 해 7월 20일 ‘학무아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교육사상 처음 발족한 근대적인 교육 행정 전담 기관이다 〔 * 1) 고종 31년(1894) 7월(양력)에 설치되어 그해 12월까지 갑오개혁을 추진한 기관임. 2) 국가 기관의 설치ㆍ조직 및 직무 범위 등을 정한 제도를 말함.〕.

『국민소학독본』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이룩된 국어과 국정 교과서이다. 책 이름에 ‘독본’이라는 말을 붙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국어과 교과서라고 보는 쪽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초등용(당시 소학교용) 통합 교재의 성격이 강한 국어과 교과서이기도 하다. 이 책이 편찬․발행된 무렵에는 근대적인 초등교육과정이 겨우 첫 문을 열고 있던 상태였으므로 교과목 또한 세분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었다.

『국민소학독본』은 1895년 3월 25일, 전반적인 교육 행정을 맡기 위해 학부 관제가 공포(학무아문을 학부로 개정)된 지 약 5개월 만에 편찬․발행되었다. 또, 이 책의 사용 대상인 소학교를 설치할 목적으로 공포된 소학교령(1895.7.19.)의 후속으로 본다면 약 1개월 뒤에 나온 셈이다. 참으로 급하게 서둘러 제작된 교과서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교과서 등 초기의 학부 편찬 도서들을 만드는 과정에 과거 국립 출판 기관인 교서관(校書館)에서 사용하던 활자를 끌어 쓴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교과서 출판에 사용할 활자들을 일시에 조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그래서 당시에 발행된 교과서들을 보면 장안의 각자장(刻字匠, 글자를 새기는 장인)을 동원하여 별도로 목활자(한글과 일부 한자 활자)를 급히 만들어 사용하는 등 서둘러 제작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글자의 모양이라든지 인쇄 정도가 고르지 못한 것도 서로 재료가 다른 철활자와 목활자를 섞어 조판했기 때문이다.

『국민소학독본』은 세상에 나온 지 대략 15년 정도만 학교 현장 및 일반에 보급되었다. 1910년 11월 16일, 이른바 출판법에 저촉된다 하여 발매 반포 금지 도서로 묶였기 때문이다. 같은 날짜로 모두 51종 66책이 발매 반포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국민소학독본』은 우리 사회의 근대화 지향기에 개발된 민족 교육 수단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침략자들의 압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미 1909년 2월부터 침략 세력에 의한 문화 악법인 ‘출판법’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 교과서에 대한 탄압 정책을 식민화 전략의 중점 과제로 삼아 매우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소학독본』의 꾸밈

 

정부가『국민소학독본』 편찬을 서두른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 신문물을 하루라도 빨리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체계적인 편제 설정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당시의 사정으로 볼 때 근대화를 지향하고자 하는 열망은 대단했지만,그에 따른 축적된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근대적인 교육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첫 교과서로 발행되었다는 점과, 국정 교과서의 모태라는 두 가지 의미로 기록된다.

『국민소학독본』의 편찬 체제는 모두 41과(단원)이고 국.한문을 혼용한 세로짜기로 되어 있다. 띄어쓰기 없이 계속 이어 쓴 체제이며, 문장 부호의 사용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 과에 한두 개의 문단을 구분해 보인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한자 표기가 가능한 어휘들은 모두 한자로 내보인 것도 이 책의 본문에 나타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여러 분야에 걸친 신문물 내용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당시의 학생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지식 내용이어서 큰 흥미를 끌게 했다.

이 책은 한지에 인쇄한 전통적인 서책 형식이며, 5침선장본(五針線裝本, 五針眼釘本)으로 홍사철(紅絲綴)*에 황색 능화무늬의 표지를 갖춘 우아하고 아름다운 장정을 보여 준다(* 붉은 실로 책등을 맴.).

여기서, ‘5침선장본’이란 책의 오른쪽 고정 부분을 굵은 실로 다섯 번 매어 고정한 것을 말한다. 중국이나 일본의 옛 서책들이 대체로 4침선장본 형식인 데 비하여, 우리의 그것은 한 번을 더 맨 장정 기법을 적용했다. 그만큼 정성을 기울여 튼튼한 장정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국민소학독본』은 전체 72장(144쪽, 1쪽은 10줄×20자)으로 되어 있다. 이 형식은 대체로 한지를 사용하여 인쇄한 책들이 그러하듯이, 본문 용지 두 쪽을 이어진 채 펼쳐 한쪽만 인쇄한 다음, 그 중앙부를 접어 제본한 자루매기〔袋綴〕체제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1장의 구성이 4쪽이지만, 2~3쪽은 빈 면인 채 하나의 단위 책장이 된다. 전통적인 인쇄 방식도 그러하지만, 특히 한지의 특성상 뒤비침의 방지 등을 고려하여 그와 같은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책의 규격(본문: 21.7cm×14.3cm, 책 크기: 28.5cm×18.5cm)은 오늘날의 변형 4.6배판격으로 넉넉하고 품위가 있다.

『국민소학독본』에서 다룬 주제는 다양하다. 즉, 애국심에 관한 것, 교육, 국제 이해에 관한 것이 있는가 하면 역사, 지리, 기술, 동식물에 관한 것, 그리고 경제, 과학, 사회 윤리 등 10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교과서는 여러 읽을거리를 한 권에 담아 한꺼번에 내보인 대표적인 ‘신식 교과서’로 꼽힌다.

『국민소학독본』은 위와 같은 내용을 다루면서 서구의 역사나 현황에 관한 내용도 자세히 전하려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다. 서양인이나 서양의 지명을 표기한 사례가 곳곳에 보이는 것도 그러한 경우이다. 이와 관련된 표기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구식일 터이지만, 당시로써는 가장 앞서가는 정보였다. 예를 들면,「아미리가(亞米利加)* 발견 및 독립」에 나타난 인명들 중에(* ‘아메리카’를 말함.)

 

구리스도화 고론부스(크리스토퍼 컬럼버스)* 바도릿구 헨리(패트릭 헨리)
후란그린(플랭클린) * 이하 괄호 내는 현대의 표기임.

 

등이 소개되어 있는가 하면, 지명들에서도

 

마사제솃(매사추세츠) 버스던(보스턴) 히라톌히하(필라델피아)

 

등이 나오고 있다. 인명.지명의 표기는 비록 시대적인 영향을 받았을지라도 우리 교과서에 나타난 최초의 사례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록성이 있다.

 

국력의 배양은 실용 지식으로

 

『국민소학독본』은 근대적인 교육관을 내보여 주목된다. 이를 위해 국체의 확인을 통하여 바르고 강한 국민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이 책에 나타난 내용 중 몇 가지를 보자.

 

우리 대조선은 아세아주 중의 일 왕국이라. ……세계 만국 중에 독립국이 허다하니 우리 대조선국도 그중의 일국이다. 오등은(우리는) 여차한(이러한) 나라에 생(生)하여 금일에 와서 세계 만국과 수호 통상하여 부강을 다투는 때에 당하였으니, ……여등(너희들) 학도는 범연(泛然)히 알지 말며, 학업은 다만 독서와 습자와 산수 등 과업(課業)을 수(修, 닦을)할 뿐 아니오, 평상 부모와 교사와 장상(長上, 웃어른)의 교훈을 좆아 언행을 바르게 함이 최요(最要, 가장 중요함.)니라. 
〈『국민소학독본』제1과「대조선국(大朝鮮國)」. 괄호 내 및 현대어 표기: 필자〉

 

또, 다음의 사례를 보자.

 

인인이(저마다) 각자 분발하여 능히 농공상의 업을 면려(勉勵, 스스로 애써 노력하거나 힘씀.)하기는 지식에 달렸으니, 지식을 넓히려 하면 독서뿐으로(독서만 가지고) 못할지라. 필연(반드시) 천사만물(온갖 사물들)을 정밀히 관찰한 연후에 지식의 문으로 들어가느니라. 
〈『국민소학독본』제2과「광지식(廣智識)」. 괄호 내 및 현대어 표기: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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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가르침은, 민족 여명기에 추구하고 있었던 국가적 희망과 직결된다. 곧,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 나가자는 큰 목표를 세워 미래 건설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한 취지는 이 책의 곳곳에 노출되어 있다. 위에 인용했듯이, 제1과「대조선국」에서 독립국으로서의 국기와 국체에 대한 천명을 전제한 것이라든지,「광지식」을 제2과로 이음으로써, 농.공.상을 힘써 추진하려면 지식을 넓혀야 한다는 것도 그러한 기반 위에서 출발하고 있다. 또, 서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이는 독서를 독려하는 취지로 내보인 내용이다.

 

서적은 고금 사람의 언행이며 사상이며, 지식 등을 수집하는 것이라. 고로 서적은 사진과 다름이 없나니, 사진은 고금 사람의 외모만 출사(出寫)하거니와 그 언행과 그 사상과 지식을 자세히 출사하기는 서적에 말미암느니라. ……서적은 또한 고금 만국에 왕복하는 길이니 그 길을 좇지 아니하면 고금 만국의 물정을 알기 어려우니라. ……유익한 책은 일세일대의 사람을 유익하게 할 뿐 아니요 자손 후대를 유익하게 함이 심대(甚大, 깊고 큼.)하여 유익한 발명을 하는 사업과 같고 또한 그 책과 그 성명은 후대를 비추어 소멸치 아니하니 밝지(爽) 아니하냐. 
『국민소학독본』제8과「서적」. 괄호 내 및 현대어 표기: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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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학독본』은 또한 국제적인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조약국’(제12과)에 대하여 다루는 등 열강과의 교류에 관한 내용도 실었다. 따라서 런던(倫敦, 제14, 15과), 뉴욕(紐約, 제21과) 등 세계의 중심 도시에 관한 당시의 정황도 다루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제20대 가필드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다룬 내용(제27, 28과)과 콜럼버스의 탐험기를 소개한「아미리가 발견 및 독립」을 무려 5개 단원(제31~35과)으로 싣기도 했다.

이처럼, 비록 체계적인 구성은 미흡했지만, 학부편집국의 편집 담당 관리들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듭했을 것이다. 당시 편집국에서 직무하는 교과서 편수 담당 관리는 때에 따라 변동이 있었으나 대체로 참의(參議) 1인, 주사 4인으로 되어 있었다. 이 중 참의는 차관급인 협판(協辦) 아래로 소속된 직급자(오늘의 국장급)를 말하며,주사의 경우는 편수관 직능을 수행하는 직무자였다.

 

『국민소학독본』의 의의

 

이 책『국민소학독본』에서는 ‘국민’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 주목된다. 국권에 복종하는 국민의 지위를 신민(subject)이라 하고 국정에 참여하는 국민으로서의 지위를 공민(citizen)이라 한다. 권력자에 대한 복종적인 의미가 아닌 공민의 국민이란 말을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첫 인식이 움튼 것은 이 교과서에서 내보이고자 한 근대화에의 눈뜸이라 설명된다.

『국민소학독본』은 갑오개혁 이후 최초의 근대적인 교과서로 편찬.발행되었다는 점에서 주요한 의의가 있다. 그런 이 교과서는 학습 방법 면에서도 읽기〔讀書〕, 쓰기〔習字〕, 셈하기〔算數〕등의 근대적 과제를 제시하여, 종래의 제술(製述, 글짓기)이나 독경(讀經, 소리 내어 읽거나 욈.)에 기울어 있던 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이로 볼 때, 『국민소학독본』은 주권 교육 수단으로서 시대적 개안을 실천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 매체로 이룩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근대 교육사와 교과서 변천사에 차지하는 무게와 의의를 재발견하게 된다. (이종국)

 

 

참고문헌

김만곤,「근대 국어 교육 성립기의 교과서고―국민소학독본을 중심으로」,《논문집》(17집), 전주교육대학교, 1981.6 
이종국,『한국의 교과서 변천사』,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8. 
이종국,『교과서.출판의 진실』, 일진사, 2011. 
허형,「한국 개화기 초의 교과서(국민소학독본)에 나타난 주제 분석(1)」,《교육과정연구》(12집), 한국교육과 정학회, 19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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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 저자 발행자 발행년도 원문
朝鮮歷史 學部編輯局 著 學部編輯局 1895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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