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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는 지금도 흐른다, 채만식 <탁류>
채만식 , 탁류 , 장편소설 , 소설

 

 

 

 

금강(錦江)... 이 강은 지도를 펴놓고 앉어 가만히 디려다 보느라면, 물줄기가 중등께서 남북으로 납작하니 째져가지고는 한강(漢江)이나 영산강(榮山江)도 그렇기는 하지만 그것이 아주 재미있게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번 비행기라도 타고 강줄기를 따러가면서 내려다보면 또한 그럼직할 것이다.



그림 1. 장편소설 <탁류>


 

1930년대 우리의 생활상을 그린 장편소설 <탁류>는 이렇게 시작한다. 1930년대 한반도는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다. 이 소설의 주 배경인 군산은 당시 일본으로 쌀이 공출되어 나가던 통로로 필수 식량인 쌀이 거래되던 곳이었다. 채만식은 ‘탁류’라는 제목으로 당시의 상황을 그려나간다. 왜 푸른 물길인 청류가 아니고 흐린 물길인 탁류일까? 당시의 역사가 푸를 수가 없었고 당시의 사람들이 밝을 수가 없었던 까닭이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작가는 어두운 인간들의 모습을 냉정하게 묘사해간다. 아픈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슬픈 사람과 함께 울면 소설은 버린다. 인간사회를 묘사하면서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번에 보게 된 판본은 서울 민중서관에서 발행한 현대조선 문학 전집 2번과 3번으로 간행된 <탁류> 상, 하권이다. 판권을 보니 임시정가가 각 권 550원으로 되어 있고 1949년 3월 5일 발행이다. 발행자는 이병준이고 인쇄처는 대건인쇄소(서울시 중구 소공동 74)이다. 민중서관은 주소가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12번지로 되어 있다. 상권은 375페이지로 첫 장은 인간기념물로 시작해 하권 726페이지로 끝난다. 페이지를 매기는 것은 상, 하권을 이어서 붙였는데 16줄의 내려 쓰기판형으로 인상적인 것은 한글과 한문의 표기법이다. 소제목은 한문을 그냥 썼지만 본문에서는 한문을 써야 할 때는 한글을 쓴 뒤에 괄호를 열고 한문을 표기했다. 상권보다는 하권의 표지가 양호한데 한문으로 ‘탁류’라는 제목이 쓰여 있고, 하권 ‘채만식저’라 되어 있는 옆에는 강 물결 모양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그림 2. <탁류> 상, 하권의 표지


 

1930년대 사회와 인간의 탐욕과 모순을 파헤친 채만식은 1902년 6월 17일 전라북도 옥구에서 태어났다. 그의 호는 백릉(白綾) 또는 채옹(采翁)이다.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가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귀국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를 지내면서 1925년 ‘새길로’가 <조선 문단>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장하였다. ‘레디메이드인생’, ‘인텔리와 빈대떡’ 등의 풍자적인 단편 소설을 발표하다가 조선일보를 사직하고 소설 쓰기에 전념한다. <탁류>, <천하태평춘(후에 ‘태평천하’로 제목을 고침)>, <치숙> 등 풍자적인 소설을 계속 발표했다. 그는 지식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어려운 시대 속에서 방황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담은 소설과 풍자를 통한 세태 묘사의 소설이 그것이다.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이 앞의 것이라면 ‘탁류’나 ‘천하태평춘’이 뒤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 3. <탁류> 본문


 

탁류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군(郡)의 고용원을 지낸 정주사의 딸 초봉이는 무능한 아버지 때문에 가세가 기울어지자 약국 제중당에서 일을 했다. 나이가 찬 데다 용모가 예쁜 초봉이를 탐내는 남자가 많았다. 약국 주인 박재호도 그런 사내들 중 하나였는데 초봉이를 서울로 유인하려다 아내에게 들켜 실패한다. 가난 때문에 돈이 많은 혼처를 찾던 부모는 결국 딸을 호색가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시킨다. 행복하지 못했던 결혼생활은 장형보라는 꼽추 악인으로 인해 파탄이 나고 마는데 장형보는 흉계를 꾸며 초봉의 남편을 죽이고 그 틈을 타서 초봉을 능욕하고 만다. 충격으로 무작정 서울로 가던 초봉이는 박재호의 유혹으로 그의 첩이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딸을 낳는다. 그런데 이를 알고 나타난 장형보가 자기의 아이라면서 아이와 함께 초봉이를 빼앗아간다. 악인에게 시달리던 초봉이는 결국 장형보를 죽이고 자수한다.

 

2002년 발표된 친일 문학인 42인 명단과 민족문제연구소가 2008년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 문학 부문에 선정되었다. 2002년까지 밝혀진 친일 작품은 소설 2편을 포함하여 총 13편[1]이었으나, 이후 <아름다운 새벽>이 추가 발굴된 바 있다. 관념적이거나 구호적인 친일이 아닌, 등장인물의 의식과 생활에 밀접히 연관되는 내재적 친일성으로 인해 채만식 문학에서는 친일의 내면화 정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다. 1943년 조선 문인 보국회에 평의원으로 가담하여, 민족문제연구소의 명단 중 친일단체 부문에도 포함되었다.
광복 후 자전적 성격의 단편 〈민족의 죄인〉(1947)을 통해 자신의 친일행위를 고백하고 변명했다. 이로 인해 친일을 최초로 인정한 작가로 불린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직전 폐결핵으로 병사했다.


 

뒷일은 아무 것도 염려 마시구, 다녀오십시오
승재의 음성은 다정했다.
초봉이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네에
고즈넉이 대답하고, 숙였던 얼굴을 한 번 더 들어 승재를 본다.
그 얼굴이 지극히 슬프면서도 그러나 웃을뜻 빛남을 승재는 보지 못했다.(大尾)



집필자

글. 전윤호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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